79화

79화 껍질처럼 부서진 월장석 조각이 바닥에 떨어졌다. 은빛 갈기를 흩날리는 존재가 막 부화하고 있었다. 만약 저 녀석이 새끼였다면 ‘각인현상’을 이용해 통제가 가능했겠지만, 지금 나온 저 존재는 그런 순진한 생명체가 아니었다. [시나리오 최초로 이계의 생명체와 조우했습니다.] [이계인들과의 친화력이 상승합니다.] [2000코인을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이계인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스킬을 보너스로 받았습니다.] [‘이계어 통역 Lv.1’을 획득하였습니다.] 곁에 선 한수영이 침을 꿀꺽 삼키는 게 느껴졌다. 이계인과의 조우는 다섯 번째 시나리오의 서막이니, 긴장될 만도 했다. 이제까지의 시나리오와는 완전히 다르다. 다섯 번째 시나리오는 조금만 실수해도 서울 전체가 사라질 수가 있다. [전용 스킬, ‘이계어 통역 Lv.1’을 사용합니다.] [아이템 ‘이뮨타르 종족의 호부(護符)’의 효과로 특정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화룡종을 잡고 얻었던 호부도 지금부터는 도움이 될 것이다. [자동 통역을 시작합니다.] 빛나는 월장석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젠장, 벌써?” 월장석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거구의 생명체가 투덜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전신의 은빛 갈기 때문에 얼핏 늑대를 연상시켰지만, 웨어 울프 따위와는 차원이 달랐다. 무엇보다 나는 이 자의 종족을 알고 있었다. 「족히 삼 미터는 되는 덩치. 밤이 되면 월장석의 기운을 받아 변신이 가능한 이세계 ‘클로노스’의 지배종. 그들은 괴물 같은 체력, 그리고 거인족 같은 힘을 지닌 바람의 투사들이다.」 클로노스의 다섯 지배종 중 하나. “나는 위대한 최초의 늑대.” 「클로노스에서 그들은 퍼스트 울프 ‘이뮨타르’라 불린다.」 “이뮨타르, ‘리카온’이다.” 그르렁거리는 숨소리가 밤의 어둠 속에 울려 퍼지자, 주변의 기척들이 모조리 숨을 죽였다. 단지 눈을 마주친 것만으로 한수영이 내 뒤에 숨을 정도의 기백. 물론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전용 스킬, ‘등장인물 일람’을 발동합니다!] + <인물 정보> 이름 : 리카온 이스파랑 나이 : 371세 배후성(背後星) : 멸망한 세계의 그림자 전용 특성 : 고귀한 이뮨타르 (영웅), 굴욕의 생존자 (희귀) 전용 스킬 : [바람의 길 Lv.9], [상급 무기연마 Lv.9], [전장의 포효 Lv.8], [현인의 통찰력 Lv.4], [강철 피부 Lv.8], [연기 Lv.4]······. 성흔 : [멸망 인도 Lv.1] 종합 능력치 : [체력 Lv.75], [근력 Lv.75], [민첩 Lv.75], [마력 Lv.75] 종합 평가 : 멸망한 클로노스의 다섯 지배종 중 하나. 자신의 세계를 잃고 스타 스트림에 투신하여 시나리오의 길잡이가 되었다. 언제나 회한에 가득 찬 눈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특징이다. + 과연, 이세계의 영웅답게 무지막지한 스킬과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종합 능력치의 평균이 75라니. 현시점에서 시나리오 제한 기준조차 초과해버린 수치다. 어지간한 역 대표들은 한 대만 맞아도 골로 가겠는데 그래. 리카온의 푸른 눈동자가 흥미롭다는 듯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를 깨운 것은 너희들인가?”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러면 드디어 때가 되었다는 것이겠지? 튜토리얼 시나리오를 클리어한 것을 축하한다, 이계의 전사들이여.” 튜토리얼 같은 소리 하네. 극적인 효과를 위해 어설프게 도깨비를 따라 하는 모양인데, 우스운 일이다. 이 세계에 튜토리얼 같은 것은 없다. 모든 시나리오는 실전이고, 죽은 사람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그런데 무슨 ‘튜토리얼’ 같은 게 존재한단 말인가. “멸망을 맞이하는 자들이여. 먼저, 너희들의 세계에 ‘재앙’이 찾아온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리카온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서울 상공을 차지한 그레이트 홀. 블랙홀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소용돌이는, 매순간 조금씩 그 부피를 늘려가고 있었다. 리카온 또한 자신의 세계가 멸망했던 그 날 저 ‘그레이트 홀’을 보았을 것이다.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모든 이계인들은, 시나리오에 의해 자신의 고향을 잃은 자들이니까. “하지만 내가 왔으니, 너희들은 안심해도 좋다. 나는 이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찾아온 ‘길잡이’다. 나는 재앙에 대비해 너희들을 훈련 시킬 것이며, 꼭 필요한 지침들을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꽤 급하게 나왔을 텐데, 제법 대사를 잘 읊는 녀석이다. 아마 도깨비에게 매뉴얼을 받았겠지. 한참을 떠들던 리카온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 “······그런데, 나를 깨운 것은 그대들이 전부인가?” “우리가 전부입니다.” “이상하군. 그대들은 네 번째 시나리오를 클리어하지 않았나? 제대로 클리어했다면, 나를 비롯한 다섯 명의 길잡이는 같은 곳에서 부화했을 텐데······. 절대 왕좌의 주인은 어디 있지?” 그 말이 맞다. 본래 리카온을 비롯한 다섯 길잡이들은 ‘절대 왕좌’의 주인이 탄생하는 순간 그곳으로 모이게 되어 있다. 나는 리카온을 향해 말했다. “우리는 ‘왕’이 없습니다.” “왕이 없다? ······설마 ‘절대 왕좌’의 주인이 죽었나? 그럴 리가. 현시점에서 왕좌의 주인을 죽일 존재가 있을 리 없는데?” 그르르르. 리카온이 위협적으로 자신의 불신을 표시했다. “왕좌의 주인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지?” “우리는 ‘절대 왕좌’를 얻지 않고 네 번째 시나리오를 클리어했습니다.” 리카온의 동공에서 불길이 일었다. “너는 거짓말을 하는군.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누군가가 절대 왕좌를 차지하지 않는 한 끝나지 않는다.” “왕좌를 파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리카온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는 잠시 내 진의를 가늠하는 듯하더니, 이내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저 고귀한 이계의 영웅이 당황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볼만한 것이었다. 나를 유심히 보던 그의 은빛 갈기가 부르르 떨렸다. “이 수많은 별자리의 결······ 설마 그대가 직접 왕좌를······?” “맞습니다.” “어떻게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욕설을 퍼붓는 중인지, 리카온의 뒷말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울부짖는 리카온을 보며, 한수영이 내게 속삭였다. “야, 그게 그 정도로 심각한 거였어? 너 아까 나한테는······.” 한수영 또한 [이계어 통역]을 얻어서 방금의 대화를 들은 모양이었다. 내가 채 답하기도 전에, 리카온이 먼저 소리를 질렀다. “어째서 그런 짓을 저질렀는가! 그러면 지금 이 세계에는 저 위대한 신격(神格)의 가호를 받는 이가 단 하나도 없단 말인가?” “없습니다.” “아아! 스타스트림의 성좌들이 클로노스를 돌보지 않으시는구나! 이 세계는 이제 끝장이다! 코볼트보다 못한 지능을 가진 생명체들이 기어코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구나!” 절망하는 리카온을 보고 있자니, 슬금슬금 경멸이 일었다. 그래, 이게 바로 이계인들의 본질이다. 겉으로는 우리 세계를 돕기 위해 파견된 것처럼 굴지만, 사실 이 녀석들의 목적은 따로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차엔 절대, 그렇게 되게 두진 않는다. “이뮨타르의 종족의 왕자, 리카온 이스파랑. 아직 좌절하긴 일러.” 자존심 강한 이뮨타르 종족의 왕자는 내 태도 변화에 곧바로 반응해왔다. 으르렁거리는 포효가 대기를 쩌렁쩌렁 울렸다. “건방진 인간. 위대한 종족 앞에 존경심을 보여라! 네놈은 저지른 죄의 무게를 모르는 모양이구나!” “리카온, 자기 세계가 멸망하고 나니 눈에 뵈는 게 없나 보지? 이뮨타르가 지배종이었던 것은 클로노스였지, 지구가 아니야.” 일순 놀란 리카온의 표정이 경직되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너희 세계를 멸망시킨 다섯 개의 재앙이 있었지.” “무슨······.” “네가 살던 클로노스의 남대륙은 그중 ‘용’에 의해 멸망 당했어. 그렇지?” 리카온의 눈빛이 깊은 불신에 젖었다.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지?” “화룡종 이그니르. 불타는 지옥의 재앙. 네 세계를 멸망시킨 재앙의 이름이지.” 내가 죽였던 소재앙, ‘레서 이그니르’의 본판인 화룡종 이그니르는 본래 ‘대재앙’급 괴물이었다. 단 한 번의 불길로 작은 도시 하나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으며, 날갯짓 한 번으로 급수가 낮은 괴수종들을 분해해 버릴 수 있는 재앙. 클로노스의 남대륙은 녀석에게 멸망했다. 운석에서 깨어난, 미지의 화룡종에게. 리카온이 으드득 이를 갈았다. “남의 이야기처럼 말하는구나. 네놈은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이제 곧, 너의 세계 또한 그 뜨거운 지옥불 속에 몸부림치게 될 테니까.” “그건 걱정마. 이 세계에 이그니르는 내려오지 않을 테니까.” “무어라?” “내가 이미 죽였거든. 그러니 이 세계에 ‘불타는 지옥의 재앙’은 안 와.” 리카온은 자신의 고향이 되살아났다는 말이라도 들은 사람처럼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입꼬리를 일그러뜨렸다. “지금껏 내가 들어본 농담 중 제일이군. 그것은 이 세계의 농담인가? 곧 멸망할 세계치고 재미있는 곳이구나.” 뭐······, 당연히 안 믿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품속을 뒤져 푸른색이 감도는 패(牌)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마법처럼, 리카온의 웃음소리가 잦아들었다. 이뮨타르 종족의 호부. 덜덜 떨리는 리카온의 손이, 내 손바닥 위에 놓인 호부를 향해 나아가다 이내 툭 떨어졌다. “어, 어찌······ 어떻게 네놈이 그것을······!” 이뮨타르 종족의 호부는, 재앙의 용을 사냥한 자의 증거다. “이뮨타르 종족의 리카온. 호부 앞에 경의를 표하라.” 고고한 리카온의 몸이 천천히 무너졌다. 먼저 무릎이 닿았고, 고개가 떨어졌다.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그의 동공이 심한 지진을 일으켰다. “제대로.” 이윽고, 녀석의 고개가 바닥에 닿았다. 삼 미터가 넘는 장신이다 보니, 엎드리고 나서야 나보다 눈높이가 낮아졌다. 나는 리카온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때 화룡종을 잡은 것이,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이야. 한수영은 아직 제대로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나와 리카온을 혼란스러운 눈으로 번갈아 볼뿐이었다. 한수영의 만행 때문에 죽을 뻔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 여자 덕분에 일이 쉽게 풀리게 생겼다. 리카온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위대한 용 사냥꾼이시여······. 뒤늦게 존함을 여쭈는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내 이름은 김독자다.” 새삼스럽지만 내 이름이 너무 안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름은 유중혁이다, 라고 했으면 뭔가 멋진 장면이 되었을 것 같은데.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 “리카온.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할 일이라는 말에, 리카온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내게 너희 종족의 비기인 [바람의 길]을 가르쳐라.” 리카온의 눈이 천천히 커졌다. 처음부터 내가 리카온을 부화시킨 목적은 바로 이것이었다. ‘남쪽의 재앙’인 화룡종이 허무하게 사라졌으니, 다섯 번째 시나리오에서 최초로 강림하는 재앙은 반드시 ‘동쪽의 재앙’이 될 것이다. 동쪽의 재앙을 막기 위해, 나는 반드시 이뮨타르 종족의 비기를 손에 넣어야만 했다. [바람의 길]. 그것은 동쪽의 재앙인 [질문의 재앙]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이다. * 한 시간 뒤, 나는 대화를 따라오지 못하는 한수영에게 사태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때 죽인 화룡종에서 그 ‘호부’라는 게 나왔고, 그게 쟤들한텐 중요한 물건이라는 거지?” “그래.” “아직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그럼 그때 죽인 화룡종도 ‘재앙’의 하나로 치는 거야? 어쨌든 ‘소재앙’이니까?” “맞아.” “······그럼 다섯 번째 시나리오에서 막아야 할 재앙은 다섯 개가 아니라 네 개인 거네?” “이해 못 했다는 것 치고는 제법 잘 이해했는데?” 내 말에 한수영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직도 잘 납득이 안 가. 그때 네가 죽인 건 ‘레서(Lesser) 이그니르’잖아? 진짜가 아닌 열화판인데 왜 재앙으로 쳐 주는 거야? 그것도 ‘멸살법’식 편의주의 전개냐?” “······재앙 운석에서 부화한 건 전부 재앙으로 쳐. 그 녀석이 이그니르 대신 나왔으니, 이번 재앙에서 이그니르는 안 나오는 거고. 그리고 원작에서도 이그니르가 나오진 않았어. 이그니르의 헤츨링이 나왔지. 이제 겨우 다섯 번째 시나리오인데 벌써 그런 게 나오면 우리가 어떻게 깨겠냐?” “······너 말 잘한다. 무슨 멸살법 대변인이냐? 사실 네가 작가지?” 시나리오는 말도 안 되는 난이도 같기는 해도, 사실 죽어라 노력하면 깰 수 있게끔 난이도가 조정되어 있다. ······물론 말이 조정이지, 극악한 건 마찬가지다. 헤츨링의 열화판인 레서 이그니르만 해도, 당시 엘리트 전력층이라 할 수 있는 선지자들을 몰살시켜버렸으니까. 그뿐인가? 심지어 나도 녀석한테 한 번 죽었다. ‘불살의 왕’ 혜택이 없었다면 절대 못 잡을 녀석이었단 얘기다. 녀석이 그 상태 그대로 서울에 풀려나 레벨업을 계속했다면 서울은 리카온의 고향과 똑같은 꼴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사정 따위 전혀 모르는 한수영은 껄렁거리기 바빴다. “아무튼 생각보다 재앙이란 것도 생각보다 별거 아니네? ‘멸살법’에서 무지막지하게 표현해 놨길래 엄청 쫄아 있었는데, 네가 잡을 정도면 다른 재앙들도······.” “화룡종은 운이 좋았던 거고, 이번에 몰려올 재앙들은 원작 그대로야. 아주 끔찍한 놈들이 올 거라고.” ‘원작 그대로’라는 말에 굳어지는 표절 작가의 표정을 보는 건, 제법 유쾌한 일이었다. “뭐야, 그럼 어떡해?” “어떡하긴, 저놈 이용해야지.” 나는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수련을 준비하는 리카온을 바라보았다. 한수영이 물었다. “쟤 쎄 보이는데, 혹시 쟤가 대신 싸워줄까?” “저놈 겁쟁이야. 그리고 길잡이들은 원칙적으로 다른 세계의 재앙에 대항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 우리 일은 우리가 해결해야지.” 때마침 리카온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호주(護主)시여, 준비가 끝났습니다.” 호주는 ‘호부의 주인’을 일컫는 말이었다. 뭔가 어감이 안 좋아서 이름을 부르라고 몇 번이고 말했지만, 리카온도 이것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일족의 비기, [바람의 길]을 전수하겠습니다.” [바람의 길]. 궁극에 이르면 인근의 대기를 자신의 수족처럼 부릴 수 있다는 히든 스킬. 타종족 중 이 스킬을 익힐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이뮨타르 종족의 호부를 가진 이뿐이었다. 본래의 예정대로였다면 유중혁이 이 역할을 맡았겠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안 그래도 센 놈한테 이런 좋은 스킬까지 몽땅 몰아줄 수는 없지.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그로부터 세 시간 동안,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스킬을 전수받았다. 시스템을 통해 [스킬을 전수 받으시겠습니까?] 같은 메시지가 뜬다면 좋았겠지만, 이번만큼은 그런 요행이 불가능했다. 이계인을 통한 스킬 전수는 오직 직접 배워 익히는 것만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설로 읽은 게 있어서 그런지, 나는 조금씩 리카온의 움직임을 따라 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따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 시간쯤 더 지났을까. 머뭇거리던 리카온이 입을 열었다. “호주시여. 이런 말씀 드리기 정말 송구스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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