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52화 간만에 깊은 잠을 잤다. 모처럼의 숙면이었다. [깊은 숙면의 효과로 정신력이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보유 중인 ‘전용 스킬’들이 일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네 시였다. 어젯밤 내내 동묘앞역이 점거 중이던 주변 지역을 돌며 깃발 꽂이를 마쳤더니, 피로가 단단히 쌓였던 모양이다. [현재 점거지 : 충무로(본진), 명동, 동대문 역사문화 공원, 동대문, 동묘앞, 신당, 청구, 약수, 신설동] 동묘앞 그룹을 먹은 덕분에, 이제 내가 가진 역은 9개. 이제 하나만 더 모으면, ‘왕의 길’ 시나리오는 끝이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초반 시나리오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인 ‘불살(不殺)의 왕’을 이룰 수 있다. 밖으로 나오자, 정희원과 이현성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 준비 끝났어요. 언제 갈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나는 잠시 일행들을 물린 후, 옆의 사내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잘들 잤냐?” 어젯밤, 나는 동묘앞 그룹에 소속된 모든 그룹원들의 처우를 결정했다. 그리고 눈앞의 두 사내도, 그 ‘처우’의 결과였다. 내 앞에 부복한 정민섭이 입을 열었다. “······부디 살려만 주십시오.” “저도, 저도. 흐흑!” 본래라면 이성국도 정민섭도 그냥 쳐 죽여야 했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이 둘은 <선지자들>을 완전히 쓸어 버리기 전까지는 나름의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놈들을 ‘충무로 그룹’에 넣었고, 깃발의 색도 ‘갈색’까지 진화시켰다. 갈색 깃발부터는 ‘그룹원’에게 행동 제약을 거는 것이 가능해진다. [대표의 권리를 행사합니다.] [그룹원 ‘이성국’과 그룹원 ‘정민섭’에게 행동 제약을 강요합니다.]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에, 이성국과 정민섭의 표정이 변했다. “하나, 이제부터 너희는 다른 이에게 나의 정체에 대해 발설할 수 없다.” “네, 넵.” “둘, 너희는 내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야 하며, 내 허락 없이 개별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불허한다.” “······물론입니다.” [그룹원 ‘이성국’과 그룹원 ‘정민섭’이 자신의 제약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이 제약은 ‘목숨의 제약’입니다.] [만약 ‘제약’을 어길 시, 그룹원 ‘이성국’과 그룹원 ‘정민섭’은 사망할 것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 좋아. 언제 내 마음이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열심히 해봐. 하는 거 봐서 결정할 테니까.” 침을 삼키면서도, 두 녀석은 왠지 들뜬 얼굴들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 놈들인지 모르겠군. 어차피 유중혁한테 못 붙을 바에는, 나한테 붙는 게 더 나을 거라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대표님. 그럼 앞으로 대표님을 뭐라고 불러야······.” “지금처럼 불러. 다른 <선지자들> 앞에선 유중혁이라고 부르고. 아, 그리고 정민섭.” “옙.” “네가 가진 [도망자의 탈] 내놔.” 정민섭은 울상을 지었지만, 결국 내게 탈을 내주었다. 어차피 <선지자들의 밤>에 가려면, 당분간은 계속 유중혁 행세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 ‘탈’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예방책이 되어줄 것이다. 울룩불룩. 잠시 후, 탈을 쓴 내 얼굴 근육이 기괴하게 변하더니, 조금씩 모양을 바꿔갔다. 조금 느낌이 이상하긴 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허, 그게 진짜 ‘유중혁’의 모습인가 보군요.” “잘 생겼다······. 역시 계시는 틀리지 않았어.” 이 자식들이······. 한 마디를 쏘아 주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이런 부분까지 쪼잔하게 굴 필요는 없지. 그러고 보니, 만약을 대비해 이 녀석들의 자세한 정보도 알아 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정민섭, 근데 넌 특성이 뭐······.” 입을 여는 순간,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해당 인물들에 대한 업데이트 내역이 있습니다.] ······뭐? 나는 시험삼아 ‘등장인물 일람’을 가동해 보았다. <인물 정보> 이름 : 정민섭 나이 : 25세 배후성(背後星) : 저주받은 검투사 전용 특성 : 광투사 (희귀), 1089번째 하차자 (일반) 전용 스킬 : [검술 연마 Lv.2], [강력한 일격 Lv.2], [광폭화 Lv.3], [기억력 강화 Lv.5]······. 성흔 : [원한 갚기 Lv.1] 종합 능력치 : [체력Lv.18], [근력Lv.16], [민첩Lv.12], [마력Lv.10] 종합 평가 : 상당히 훌륭한 종합 능력치와 특성을 보유한 화신입니다. 배후성의 지원이 조금 아쉽지만, 전사로써 그의 능력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조금만 더 인내심이 깊었더라면 12사도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몹시 아쉬운 노릇이군요. ······‘등장인물 일람’이 업데이트 됐다는 게 이런 뜻이었나? 어제까진 특성창이 안 보이던 녀석들이, 갑자기 ‘등장인물’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이들은 <선지자들>이었고, 따지면 소설 바깥의 인물들이다. 왜 이들이 갑자기 ‘등장인물’로 바뀐 것이지? “아, 제 특성은······.” “필요 없어.” “넵.” 나는 이성국의 특성도 마저 확인했다. 다행히, 놈의 특성은 이실직고한 그대로였다. [최면술사]에 [9번째 하차자]······ 후자는 쓰레기라 쳐도, 전자는 꽤 쓸만한 특성이다. “너희, 스마트폰 좀 줘봐.” “옙! 여기 있습니다.” 나는 녀석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받아, 단톡방에 접속했다. 아······ 그런데 이걸로는 인터넷이 안 되지 참. 어제 끊어버려서······. [등장인물 ‘한동훈’이 ‘광역 인터넷 Lv.5’를 사용하였습니다.] [해당 기기의 인터넷이 가능해졌습니다.] 생각하기가 무섭게,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나는 한동훈이 있을 천막 쪽을 흘끗 바라보았다. 위이잉, 하는 진동 소리가 들려서 내 스마트폰을 열었더니,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믿어 볼게요, 한 번만. 어쩌면 한동훈에게도, 어젯밤 뭔가 변화가 있었던 거겠지. 사실 좀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이었다. 나는 한동훈에게 답장을 보냈다. ―고맙다. 조만간, 녀석과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일단 이성국의 스마트폰으로 <선지자들>의 단톡방을 열어보았다. [대화방] [참가자 명단 : 9번하차자, 15번자살각, 124번하차자, 763번, 887번하차, 645번하차자······ 외 총 36명.] 제각기 숫자가 붙은 아이디들을 보니 어떤 놈들인지 감이 온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하다. “······총 36명?” 내 질문에 정민섭이 변명하듯 입을 열었다. “그 단톡방에 있는 <선지자들>은 전부 초기 하차자들입니다. 개중에 사도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군. “저, 그런데 대표님. 어제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끝까지 읽었어야지’라고······ 혹시 대표님도 계시록을 알고 계신 겁니까?” 기대감 어린 정민섭의 눈을 보며, 나는 피식 웃었다. 알다마다. 알기만 하겠냐? “유중혁이 아니라, 내 줄을 잡은 걸 후회하지 않게 될 거다.” * 잠시 후, 우리는 주변의 분쟁 지역을 적당히 피해 안국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선지자들의 밤>이 개최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성국의 스마트폰을 통해 놈들의 단톡방을 염탐하고 있었다. ----- 519번 : 진짜임?? 오늘 저녁에 유중혁 오는 거 맞음? 67번째 : 틀림없음. 어제 9번째랑 1089번째가 장담했음. 887번하차 : 9번째는 걍 병신인데, 1089번째가 말했으면 조금 믿을 수 있을지도.. 124번하차자 : 이번에 조때면 우리 다 뒤지는 거여 887번하차 : 124번 너새끼는 서울 아니잖아 ㅋㅋ 뒤지긴 뭘 뒤져 새끼야 아오 빡친다 진짜 124번하차자 : 아물론 나는 빼고. 지방민의 승리 ^ ^v 887번하차 : 나도 우리 중혀기처럼 회귀하고 싶다... 그때 그 소설만 다 읽었어도... 아니 50편까지만 읽었어도... 사도 새끼들 존나 부럽다... 15번자살각 : 근데 솔까말 50편 넘게 읽은 놈들이 비정상 아니냐?? 아니 그걸 어떻게 50편 넘게 읽엌ㅋㅋㅋ 124번하차자 : ㄹㅇ 정신병자들 ㅋㅋㅋㅋ ----- 역시, 인간은 익명성 뒤에 숨어야 진짜가 드러나는 법이지. 아마 저 닉네임 앞의 숫자는, 놈들의 하차 번호인 듯했다. ----- 888번 : ...근데 진짜 그 소설 텍본 하나도 없는 거 확실해? 124번 : 며칠 전부터 계속 검색했는데 진짜 인터넷에 아무것도 안 남아 있음... 아아... 텍본조차 없는 비운의 소설... (눈물) 763번 : 하긴, 지금 텍본 갖고 있으면 진짜 개사기짘ㅋ 나라면 있어도 공유 안 한다. 진짜 할 수만 있으면 영혼 팔아서라도 그 텍본 살 텐데. ----- 모처럼 ‘멸살법’을 읽던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녀석들이, 그때 나와 같이 읽었던 그놈들이라 이거지.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정말 사람 앞일은 모르는 거다. “도착했습니다.” “뭐야, 벌써?”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바로 눈앞에 안국역 플랫폼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리 도착해 있는 <선지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여긴 아무도 점거를 안 한 모양이네?” “예. <선지자들> 사이의 약속입니다. 누군가가 점거한 역에서 만나게 되면 아무래도 위험할 수가 있으니까요. 일종의 DMZ같은 거죠.” 그때, <선지자> 하나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어이, 1089번째!” “오, 763번 형씨.” 정민섭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간 잘 지냈어? 얼굴 좋아 보이는데?” “좋긴 시발. ‘폭군왕’ 때문에 뒈질 맛인데.” “그러게 도봉구 쪽으론 진출하지 말랬잖아. 왜 사람 말을 안 듣고······.” 시끄럽게 떠들던 763번이 내쪽을 흘끗 보더니, 갑자기 안색을 굳혔다. “호, 혹시······ 저 분이 그······?” 정민섭이 고개를 끄덕였다. 763번의 눈빛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마, 만나 뵙게 되어 정말로 영광입니다. 유중혁 님!” 갑작스레 일어난 소란에, 흩어져 있던 <선지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설마 저분이?” 일제히 달려온 <선지자들>이 하나둘씩 내 앞에 고개를 들이밀었다. 극소수긴 했지만 여성 <선지자>들도 있었다.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잘생겼어요! 전 998번째에요!” “반가워요, 유중혁 님! 저는 1055번째입니다!” 이 무슨······ 진짜 왕이라도 된 느낌이다. 어떻게든 내 환심을 사 보려고 빛나는 눈동자들. 내가 진짜 유중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다들 무슨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대부분은 눈대중으로만 봐도 별거 아닌 놈들이었다. 아는 미래는 어설프고, 실력도 어설픈 놈들. 그런데 개중, 눈에 띄는 녀석들도 있었다. “2회차에서 마왕 아스모데우스와 대적했던 모습,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호오? “계시록에서는 ‘회상’으로 언급되어서 아쉬웠지만······ 언젠가 유중혁 님을 만나면 꼭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확실히 ‘멸살법’의 시작은 유중혁의 ‘3회차’ 회귀부터니까, 2회차의 이야기는 전부 회상씬으로 처리될 뿐이다. 아스모데우스까지 알 정도면, 꽤 아는데? 근데 그렇게 인상 깊었단 놈이 왜 끝까지 안 읽었을까? “너는 몇 번째지?” “저는 1168번째입니다.” 그럼 거의 50편 근처까지 읽은 놈이군. 어쩌면 이들 중에선 가장 많이 읽은 녀석일 터다. 1168번째가 내게 물었다. “그런데 실례지만, 유중혁 님은 지금이 3회차가 맞으십니까?” “맞다.” “아아, 역시······.” 몇몇 <선지자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래, 알 만도 하다. ‘멸살법’은 무한루프물인 만큼, 유중혁의 회차가 초반이라는 것을 알게 된 놈들은 상당히 실망스러울 것이다. 자식들, 초반 회차는 초반 회차만의 귀여운 맛이 있는데······ 하여간 끝까지 읽지도 않은 놈들이 설쳐 댄다니까. 뒤쪽에서 소란이 인 것은 그때였다. “이현성 님!” “강철검제 이현성 님 맞아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이현성이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왜, 왜들 이러십니까? 저는 강철······ 그런 게 아닙니다!” “헐, 진짜 계시 그대로야. 이 팔뚝 좀 봐!” “오오오! 탱탱해!” 이현성도 제법 잘생긴 얼굴이라 그런지, 여성 <선지자>들에게 제법 인기가 많았다. 그때, 지나가던 <선지자> 하나가 정희원에게 관심을 보였다. “저기, 혹시······ ‘해상제독 이지혜’님이십니까?” “아닌데요.” “그럼 성함이······.” “정희원인데요. 왜요?” “아, 그렇습니까.” 실망한 선지자는 그대로 정희원을 지나쳐 이현성을 구경하러 떠났다. 그 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던 정희원이 내게 [그룹 채팅]을 걸었다. ―왜······ 나한테는 별 관심이 없죠? ―희원 씨는 미래에서 별로 안 유명하거든요. ―칫. ―그러니까 지금부터 잘 좀 해봐요. 나는 처량한 눈빛의 정희원을 외면했다. <선지자들의 밤>이라더니, 이건 무슨 도떼기시장 수준이다. 이런 식으로 떠들다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지. “<병기>는 어디에 있지?” “예?” “너희가 숨겨 놓은 <병기> 말이다. 일단 그것부터 확인하자.” “아, 그건 말입니다.” 기쁨에 들떠 있던 763번째 <선지자>가 플랫폼의 중심으로 이동하더니, 천으로 가려져 있던 뭔가를 불쑥 들췄다. 그곳에는 커다란 돌이 있었다. 순간, 얼마 전 극장의 옥상에서 유성우를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니, 잠깐만. “저거, 혹시 ‘운석’이냐?” “하하, 그렇습니다. 현 시점의 유중혁 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저희가 어렵게 입수한 ‘계시’에 따르면, 저 안에는 강력한 ‘무기’가 들어있습니다.” “무기?” “예! 그렇습니다. 아마 최상급 성유물 뺨치는 무기가 들어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운석들은 부화 시간이 필요해서 지금 쓸 수 없을 텐데?” “하하, 저희가 돌아가며 마력을 공급해 두었습니다. 늦어도 오늘 밤 안에는 부화할 겁니다. 며칠 전부터 계속 준비해 왔기 때문에······.” 자랑스레 떠드는 놈을 보며, 기분이 점점 서늘해진다. 붉은 운석. 말이 안 된다. 저건 최소 4회차 이상 본 놈만 알 수 있는 건데? “그 정보 준 새끼 누구야?” “예?” “저 운석 가져온 놈 누구냐고.” “아, 그, 그건······ 1124번째였던가, 하는 녀석이······.” 1124번째? 그런 초반 하차자가 이런 정보를 안다고? “그놈 어디 있어?” 때마침 주변을 둘러보던 정민섭이 중얼거렸다. “어······ 아직 안 온 것 같습니다만.” 정보를 준 놈이 안 왔다. 나는 잠시 황망히 서 있다가 입을 열었다. “여기서 나가야 해.” 이건 함정이다. “예?” “지금 당장.” ‘멸살법’이 현실이 되고, 유중혁을 처음으로 만났던 이후, 처음으로 등 뒤에 식은땀이 고이고 있었다. 저걸 <병기>로 쓴다고? 어떤 개 또라이 같은 놈이 그런 발상을······. 나는 순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선지자들>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생각하기가 무섭게, 단상 위에서 진동이 시작되었다. 쿠구구구······. 나는 부르르 떨리는 ‘운석’을 보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선지자들> 쓸어버리러 왔다가, 자칫 내가 쓸리게 생겼다. “뭐, 뭐지 갑자기?” 정민섭이 멍청한 소리를 했다. 빌어먹을. 네 번째 시나리오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섯 번째 시나리오의 ‘재앙’이 나타나려 하고 있었다. 나는 다가오는 정희원과 이현성을 향해 외쳤다. “모두 도망쳐요!” 이래서 끝까지 안 읽은 놈들 말은 믿는 게 아닌데. 망할 초반 하차자 녀석들 때문에, 잘못하면 오늘 다 뒤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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