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5화

445화 Episode 84. 1864 “독자 아저씨?” 멀리서 격전을 펼치는 유중혁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망설이고 있었다. [현재 화신체의 상태가 불안정합니다!] 지금의 몸 상태로 달려가 봤자, 도움이 될 턱이 만무했다. 게다가 자세히 보니 싸우고 있는 것은 [999]와 ‘은밀한 모략가’였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999]가 우리 편을 들기로 한 모양이었다. 나는 주먹을 꾹 쥐었다. 「김독자는 생각했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 니르바나 전에서 그랬고, 포세이돈 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막내야, 무엇을 망설이는 것이냐. 제천대성이었다. 천공의 격전을 이어가는 중에도, 내 심경을 느낀 모양이다. 나는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는 이제 읽는 것이 조금 두렵습니다.” 아마도 ‘환생자들의 섬’에서 유중혁과 대결한 후부터였을 것이다. 더 최근으로는 [999]의 말을 들은 직후부터였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몇 편의 글줄로,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나는 이 모든 이야기의 ‘독자’였다. 하지만 언제까지, 내가 그런 독자로 있어도 괜찮은 것일까. ―그렇군. 네겐 타자를 읽는 힘이 있지. 그는 내 능력에 대해 짐작하고 있었다. ‘긴고아의 죄수’로 오랫동안 내 채널에 있었으니 그 정도를 알아채는 것은 힘든 일도 아니었을 터. ―나 역시, 누군가를 알고 싶었던 적이 있다. 제천대성의 시선이 유상아에게 닿는 것이 느껴졌다. 정확히는, 유상아가 아닌 유상아의 ‘화신체’에게. 그는 지금 저 화신체의 ‘전 주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지금도 왜 삼장이 나를 두 번이나 쫓아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서유기』의 원전에서, 손오공은 두 번이나 파면을 당한다. ―하지만 한 번도 삼장에게 제대로 따져본 적은 없었지. 하찮은 자존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저 혼자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때 녀석은 왜 그랬을까.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왜 그렇게 완고해야 했던 것일까. 내가 대체 뭘 잘못했고, 어디서부터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여정이 끝난 후까지도, 그 질문은 내 안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제천대성에게도, 제천대성만의 해결되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용기를 냈을 때, 기회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제천대성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풀죽어 있었다. 『서유기』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의 슬픔을 짐작할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유상아가 ‘삼장’의 화신체로 환생했다는 것. 그리고 진짜 ‘삼장’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 질문의 대답을 알기 위해, 「서유기 리메이크」를 반복해왔다. 혹시나 내가 알지 못했던, 내가 읽지 못했던 것을, 다른 누군가가 대신 이야기해주길 기대했다. 그제야 나는 제천대성이 이 시나리오 이벤트에 참가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문득 궁금증이 솟았다. 그래서, 그는 답을 얻었을까. ―답은 얻지 못했다. 다만······ 작은 위안은 받았지. 제천대성의 시선이 신유승을 향하고 있었다. <황제>의 쏟아지는 공격들을 받아내며, 제천대성이 말하고 있었다. ―그 위안이, 내게 가르쳐 주었다. [거대 설화, ‘서유기’가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어떤 것은 영영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영원히 닿지 못할 수도 있고,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설화를 읽어야 한다. 그것이 이 하늘의 별이 되어 ‘성좌’로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다. 제천대성은 삼장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제천대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니 너도 읽어라. ‘하지만 저 혼자서는······.’ ―왜 혼자라고 생각하지? 제천대성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너처럼은 아니겠지만, 누구나 서로를 읽고 있다. 그러니 너도 읽기를 멈추지 마라. 어쩌면 그것은 정확한 조언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 역시 무언가를 느꼈다. 아주 작은 깃털이 쌓이는 듯한 느낌. 아마도 이것이, 제천대성이 우리의 이야기를 지켜보며 얻은 위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상아 씨.” 나의 말에, 유상아가 기다렸다는 듯 돌아보았다. “괜찮겠어요?” “네. 그런데, 가능하면 살살―” 고개를 끄덕인 유상아가 나를 향해 긴고주를 외웠다. 퓨즈가 꺼지듯 육체가 푹 고꾸라졌다. 그 찰나 빠져나온 내 의식은, 정확히 가야 할 곳으로 향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 ‘3단계’가 발동합니다!] [현재 해당 인물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 발동합니다!] 천천히 제자리를 찾는 시야와 함께, 전신에서 강맹한 힘이 넘치기 시작했다. 유중혁의 힘이었다. 잠시 후, 눈앞에 드러난 적의 외형이 보였다. 어마어마한 격의 아우라에 둘러싸여 우리를 오시하는 존재. 은밀한 모략가. 제천대성의 말이 맞다. 저 존재는, 결코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 「가자.」 전신에 몰아치는 초월좌의 격.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격을 유중혁에게 보탰다. [초월좌의 격이 마왕의 격과 조우합니다!] 그간 얻었던 힘이 유중혁의 힘과 맞물리며 용솟음치고 있었다. 환골탈태라도 한 듯 전신의 혈류에 활력이 돌았다. 황금빛 안광과 함께 천천히 눈을 뜬 유중혁이 말했다. ‘늦었군.’ 유중혁은 내게 화를 내거나 타박하는 대신, 그저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내가 손오공 배역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도······. 「미안하다.」 ‘쓸데없는 말은 나중에 해라. 지금은 놈을 쓰러트리는 것이 급선무다.’ 콰아아아아아아! 가볍게 휘두른 ‘은밀한 모략가’의 [진천패도]가 통천하를 갈랐고, 우리는 간발의 차이로 그 공격을 피했다. 우연히 근처에 있던 성좌들과 화신들이 한꺼번에 휩쓸려 비명으로 화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공격력이었다. 【헛된 노력이다. 설령 기억을 되찾는다고 해도, 너는 내게 이길 수 없다. 결국 너는 내게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저 녀석이 뭐라는 거야?」 강 위를 달리던 유중혁이 귀찮다는 듯 말했다. ‘저쪽의 주장에 따르면, 나는 3회차의 유중혁이 아니다.’ 「뭐? 그럼?」 무심코 되물었지만, 사실 이미 어지러이 떠도는 가설들이 내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쌓여왔던 의문이었다. 「‘3회차의 유중혁이 이런 정보를 알고 있을 리가 없는데?’」 [그린 존] 시나리오에서도.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빠른 성장 속도다.’」 ······그리고 [극장 던전]에서도. 유중혁의 [등장인물 일람]을 확인할 때마다 내가 은연중 느껴왔던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식하고 있었다. [999]와 나누었던 대화도 머릿속을 스쳐 갔다. 「“이 세계선의 유중혁이 자기가 ‘3회차’라고 했어. 그러니까 여긴 3회차야.”」 「“그런 정보를 곧이곧대로 믿다니, 순진하군.”」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어느새 [등장인물 일람]을 가동하고 있었다. [해당 인물의 관련 정보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등장인물 일람’이 ‘요약 일람’으로 변환됩니다.]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임의로 지정한 항목들만 표시됩니다.] + <등장인물 요약 일람> 인물 : 유중혁 전용 특성 : 회귀자 <3회차> (신화), 유희의 지배자(전설)······. + 3회차. 이 녀석은 분명 3회차다. 그렇다면 녀석들의 말은 대체······. 「김독 자 정 말몰 라 ?」 기억의 페이지들이 넘어가고 있었다.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던 기억들이었다. 「“네가 보여준 그 ‘세계’는,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가?”」 「[해당 인물은 ‘등장인물’이 아닙니다.]」 ‘정신차려라, 김독자!’ 유중혁의 외침에 화들짝 정신이 깨어났다.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허공을 부유하는 ‘은밀한 모략가’의 격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보아하니 아직 제대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 모양이군.】 “······이번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다.” 그의 격에 반발하듯, 유중혁도 자신의 힘을 끌어올렸다. [주작신보]의 보법과 [파천검도]의 힘이 극한까지 끌어 올려졌다. 파천검뢰가 [흑천마도]를 덮었다. 지난번에도, 유중혁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싸운 적이 있었다. 그리고 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5번 책갈피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전용 스킬, ‘전인화(電人化) Lv.23(+13)’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전용 스킬, ‘바람의 길 Lv.18(+8)’을 발동합니다!] [‘마왕화’를 발동합니다!] 유중혁의 [주작신보]에 [바람의 길]의 공능이 깃들었고, [파천검뢰]에 [전인화]의 전격이 깃들었으며, ‘초월좌’의 힘에 ‘마왕’의 힘이 더해졌다. 두 배, 세 배, 네 배······ 순식간에 불어난 유중혁의 격이 통천하의 일대에 위협적으로 퍼졌다. 츠츠츠츠츳! 스파크가 튀는 것과 동시에, 우리는 ‘은밀한 모략가’를 향해 달려들었다. [흑천마도]에 깃든 [전인화]와 [파천검뢰]. 키리오스와 파천검성의 비전이 동시에 빛을 발하자,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강기의 폭풍이 밀어닥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산을 가르고, 바다를 녹여버릴 정도의 힘이었다. 하지만 그런 힘 앞에서, ‘은밀한 모략가’는 태연했다. 파찰음을 내며 부딪치는 두 자루의 검. 유중혁과 고스란히 감각을 공유하고 있었기에, 나는 손아귀가 찢어질 듯한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이쪽은 양손이고 저쪽은 한 손이다. 그런데도 【안타까운 일이구나. 유중혁.】 우리는 ‘은밀한 모략가’를 벨 수 없었다. 츠츳, 츠츠츳. 그의 주변에서 튀는 스파크는 그가 전력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렇게나 전투력의 차이가 큰 것일까. [설화, ‘영원불멸의 지옥도’가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주변이 그의 무대로 덮이고 있었다. 1863번에 달하는 회귀의 지옥. 불구덩이 속에서 신음하는 ‘이계의 신격’들과 별들의 시체. 【닫힌 우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를 꿈꾼 대가로, 자기 자신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되다니. 그것이 정말 네가 바라던 세계인가?】 지옥도 속에서 악귀처럼 들려오는 목소리. 혼란스러웠다.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닫힌 우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를 꿈꾼 유중혁. 내가 알기로, 그런 유중혁은 하나밖에 없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로, 내가 아는 유중혁이 그 ‘유중혁’이라면. [‘제4의 벽’이 두께를 더욱 키웁니다.] ‘김독자, 네놈이 묘수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 유중혁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난번에 사용했던 설화를 써라.’ 그 지난번이 언제를 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있었다. 「영원불멸의 지옥도」. 일전에, 포세이돈과 맞서 싸우며 사용했던 설화. 그때 우리는 362회차 유중혁의 기억을 빌려 테세우스를 죽였다. 나는 ‘은밀한 모략가’의 저변을 흐르는 암흑의 설화를 보며 침음했다. 「솔직히 그걸 써도 이길 수 있을진 모르겠다.」 내가 전력을 다해 읽어낸 회차는, 고작해야 362회차였다. 지금이라면 그때보다는 낫겠지만, 눈앞의 녀석을 이길 수 있을지는 전혀 가늠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망설여지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362회차 이상의 유중혁의 힘을 빌리는 데 성공하면, 유중혁도 나와 함께 기억을 읽게 된다. 성좌들이 화신들의 설화를 읽듯, 나는 유중혁의 ‘멸살법’을 읽어왔다. 내가 여기서 「영원불멸의 지옥도」를 사용하게 되면, 유중혁은 내 오해로 얼룩진 독해를 함께 겪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읽었던 ‘멸살법’. 내 멋대로 기억하는 역사. 그 역사 속에서 유중혁은 일방적으로 왜곡되거나 과장되었으며, 문제적이거나 우상화된 모습일뿐이었다. 「······제기랄.」 그럼에도 나는, 그 폭력을 행사해야만 했다. [설화, ‘영원불멸의 지옥도’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깊은 무력감 속에서 페이지를 넘긴다. 멸망 이전에도 멸망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해야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전부다. 눈앞에서 무수한 유중혁의 회차가 지나갔다. 3회차, 4회차, 5회차······ 41회차······ 182회차······. 기억들이 흘러갔다. 무수한 유중혁들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362회차······ 598회차······ 724회차······. [당신의 ‘독해력’이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갑니다!] [당신이 독해할 수 없던 페이지들이 펼쳐집니다!] 862회차······ 999회차······. 속에서 핏물이 올라왔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 왔다. [999]. 내가 좋아했던 회차. 유중혁의 대사들이 천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계였다. [당신이 독해할 수 있는 최대 회차에 도달하였습니다.] [당신이 독해 가능한 ‘유중혁’의 최대 회차는 ‘999회차’입니다.] 독후감에 매겨진 점수처럼 나타난 메세지. 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읽는다는 것이 이렇게나 수치스럽고 죄스러운 일이었나. 유중혁이 입을 연 것은 그때였다. ‘네놈이 어떻게 읽었든, 판단하는 것은 나다. 그러니 네놈은 계속해서 읽어라.’ 날아드는 ‘은밀한 모략가’의 공격을 받아내고, 상처투성이가 된 채 말하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듣고 무엇을 기억할지는 내 자유다. 내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나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목소리로,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네놈은, 혼자 읽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안에서 뭔가가 깨어났다. 그것은 ‘멸살법’의 기억이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 어머니와 나눈 대화였다. 「“이미 다 아는 이야기를 왜 다시 읽어요?”」 다시 읽어도 마찬가지인 이야기도 있다. 보는 사람이 달라지지 않으니, 이야기도 달라지지 않는다. 내 물음에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럼 같이 읽어 볼까?”」 같이 읽는다. [당신의 ‘독해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됩니다!]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머릿속으로, 나 혼자서는 넘길 수 없었던 페이지들이 넘어가고 있었다. 1146회차······ 1398회차······ 1561회차······ 1733회차······. 내가 이 세계에서 만난 사람들이, 나와 함께 그 페이지를 넘겨주고 있었다. 어떤 것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고, 어떤 것은 그제서야 납득이 되었다. 그리고 영영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장들도 있었다. 【―!】 ‘은밀한 모략가’가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의식이 자꾸만 가물거렸다. 나는 졸음을 참아내는 사람처럼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고 또 넘겼다. 피를 쏟으며, 무지막지한 스파크를 참아내며. 나는 여전히 유중혁을 잘 모른다. 「“너는 내가 죽어야만 그 세계로 돌아갈 수 있겠지?”」 「“이곳에 있으면, 너는 그 세계를 구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아 올린 이 오해가 기적처럼, 아주 희미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면. 「“나는 그 세계의 ■■가 궁금해졌다.”」 나는 다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독해 가능한 ‘유중혁’의 최대 회차는 ‘1863회차’입니다.] 날아든 ‘은밀한 모략가’의 격이 [흑천마도]에 닿아 흐트러졌다. 나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덧씌운 활자들이 벗겨지듯 [등장인물 일람]이 변하고 있었다. 3이라 적혀 있던 숫자가 벗겨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숫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눈부신 백지 위로, 내가 한 번도 읽지 못한 페이지가 펼쳐지고 있었다. + <등장인물 요약 일람> 인물 : 유중혁 전용 특성 : 회귀자 <1864회차> (신화)······. +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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