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화

432화 Episode 82. 이계의 신격 달려들던 성좌들은 허공에 떠오른 에피소드 제목을 보며 흠칫했다. “······뭐야 이 에피소드는? 힘을 안 숨김?” “그냥 죽여!” 나는 다가오는 병장기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망할 한수영. 새삼 등장인물의 심경이란 게 이런 것일까 싶었다. 작가가 만드는 전개를 따라서, 주어진 역경을 헤쳐가야만 하는 등장인물. 유중혁은 이런 시련을 수십만 번이나 넘어서 왔을 것이다. 지금의 내가 유중혁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면, 나는 이 시나리오의 작가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쐐애애액! 눈앞에서 두 갈래의 검기가 찢어졌다. 나는 가뿐한 발놀림으로 그 공격을 피해내며 생각했다. 언젠가, 한수영과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작가가 있어. 모든 플롯을 계획해놓고 쓰는 노력파 작가. 그리고 계획 없이 그때그때의 감각에 맡기는 천재 미소녀 작가. ―넌 어느 쪽인데? ―멍청아, 진짜 몰라서 묻냐? 그래서, 지금 저 천재 작가님께서 이딴 시나리오를 쓰셨다는 건데. [심사위원 ‘미후왕’이 맥주를 준비합니다.] [심사위원 ‘필마온’이 드립 커피를 준비합니다.] 주 독자층의 취향을 한껏 반영해서, 나를 굴리시려고 말이지. 나는 허공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이봐, 지금 이건 거래야. 알지?” [시나리오 마스터가 당신의 말에 고개를 갸웃합니다.] 반응은 저래도 한수영이라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챘을 것이다. 한편, 어느새 성좌들은 나를 포위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버스 타고 왔으면 이제 그만 하차하시지.” 하차라니··· 이 녀석들 어디서 그런 무서운 말을 배워서는. “어느 쪽이 하차할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여기서는 [전인화]나 [바람의 길]을 발동할 수 없다. 거기에 덤으로 [부러지지 않는 신념]도 사용할 수 없다. 다른 존재들에게 내가 ‘김독자’라는 사실이 알려져선 곤란하니까. 하지만 이 시점에서, 저 정도 급을 상대하는 데 굳이 내 주력을 가용할 필요도 없었다. 츠츠츠츠츳······. 왜냐하면 지금 나는 ‘손오공’이니까. [심사위원, ‘긴고아의 죄수’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당신에게 ‘긴고아의 죄수’의 성흔이 일부 허락됩니다.] 내가 정말 평범한 성좌였다면 이 성흔을 감당하는 건 힘들었겠지. 하지만 나는 ‘설화급 성좌’고, 세 개의 ‘거대 설화’를 쌓은 존재다. 쿠구구구구구! 누군가가 외치는 의성어가 아닌, 진짜 천둥이 치는 소리. 허공에서 뇌전이 번뜩이는 순간, 나는 한 줌의 머리털을 뽑아 그대로 허공에 훅 불었다. [성흔, ‘신외신(身外身) 술법’을 발동합니다!] 신외신. 몸 밖의 몸. 이것은 쉽게 말하면 손오공의 [아바타] 스킬이었다. “뭐, 뭐야!” “크아아아앗!” 순식간에 불어난 분신 손오공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더니, 무지막지한 주먹을 휘둘러 성좌들을 패대기치기 시작했다. 날아간 분신들의 머리 위에 내레이션 말풍선이 떠올랐다. (“구원의 마왕은!”) (“힘을!”) (“안 숨김!”) 아무래도 자기가 내레이션이란 걸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츠츠츠츠츠츠츠······. 겨우 술법 하나를 빌려 썼을 뿐인데, 나도 전신이 온전치 않았다. 하필 몸이 안 좋을 때라 더 그랬다. ······빌어먹을, 유중혁 이 자식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당신의 화신체 회복이 지연됩니다!] [화신체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뿌옇게 낀 안개 쪽을 보며 애써 태연한 척을 했다. 은퇴한 손오공은 무조건 강해 보여야 한다. 그리고 절대로 자신의 전력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김독자는 생각했다. ‘나는 유중혁이다.’」 나는 입술을 꾹 깨문 채 내가 아는 제일 멋있는 인간의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런 빌어먹을······ 후퇴다!” 과연 작전이 먹혔는지, 위압감을 느낀 성좌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시나리오에서 이탈합니다!] 순식간에 주변에 남은 것은 성좌들이 벗어놓고 간 빈 껍데기들뿐이었다. “으, 으으으······.” 하지만 껍데기에도 자아는 있었다. 저들은 본래 이 세계의 ‘엑스트라’ 요괴를 담당하는 존재들이었다. 순간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혼돈이 당신의 심장에서 꿈틀거립니다.] [이계의 신격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성흔, ‘화안금정 Lv.???’이 강제로 발동합니다!] 붉게 타오르는 시야와 함께, 쓰러진 요괴들의 모습이 보였다. 【여긴어디여긴어디여긴어디】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또야또야또야또야또야또야】 고통스러운 표정의 요괴들이 일제히 고개를 바닥에 처박은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 이미 ‘환생자들의 섬’에서도 나는 저들과 비슷한 존재들을 보았다. 그들은 이 『서유기 리메이크』의 설화방에 이용되는, 소위 ‘부족한 개연성’을 채우기 위해 동원되는 존재들이었다. 다른 이야기의 엑스트라로 소비되는 삶을 영원히 반복해야만 하는 소모품들. 문제는, 저것들의 ‘진짜 정체’가 대체 뭐냐는 것이었다. [당신의 심장에서 혼돈의 힘이 꿈틀거립니다!] 울컥, 하고 솟아오르는 통증. 나는 비틀거리며 요괴들 중 하나를 향해 다가갔다. 그 미끈한 몸피에 손을 대는 순간, 녀석의 형태가 변했다. 두족류의 촉수 괴물. 머릿속에서 ‘멸살법’의 페이지가 넘어갔다. 「일부 성운들은, 급이 낮은 ‘옛 존재’의 허물들을 일부러 양식하기도 한다.」 「그들을 제물로, 시나리오에 필요한 개연성을 감당하는 것이다.」 심장이 크게 뛰었다. 분명, ‘멸살법’에 그런 문장이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끝내 그 ‘성운’이 어디인지는 나오지 않았었는데······. 설마, 그게 <황제> 였다고? [손 행자는 멈추라!] 허공을 올려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천계의 성좌들 중 하나가 강림해 있었다. 이름은 잘 모르겠다. 또 태백금성이라든가 영길보살이라든가 하는 나부랭이일 것이다. <황제>에는 그런 비슷한 이름의 성좌들이 수백 명이나 있으니까. [그 요괴들은 영취산 기슭에서 도를 닦던 짐승들이다! 그런데 부처께서 계신 대뇌음사 유리 밑의 기름들을 훔쳐 먹다 요괴가 되어버린 것이지. 그대는 선량한 마음으로 그들을 용서하여 내게 그들을······.] 그렇게 생각하니, <황제> 측에서 저 요괴들을 수거해가는 게 납득이 갔다. <황제> 입장에서, 저들은 일종의 자원인 셈이다. 시나리오를 굴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원. [일부 심사위원들이 원작의 반영에 만족합니다.] [가산점 5점을 획득합니다.] [심사위원, ‘미후왕’이 지루한 듯 하품을 합니다.] 퇴치된 요괴가 죽거나 신선들의 소유로 돌아가는 것. 이것은 분명한 원작의 반영이었고, 수천 년이나 변하지 않은 흐름이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정당한 흐름이자 『서유기』의 법칙이라면. 【나는누구나는누구나는누구나는누구】 그러면, 저 요괴들의 삶에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심사위원, ‘긴고아의 죄수’가 당신을 의아하게 바라봅니다.] 내가 한참이나 대답이 없자, 영길보살이 입을 열었다. [흠흠, 아무튼 그런 고로······ 이 요괴들은 내가 받아가도 되겠지?] 결국 내레이션이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손오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영길보살을 향해······.) “그렇게는 못 하겠습니다.”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말했다.) 허공에서 시나리오 마스터의 무시무시한 시선이 느껴졌다. 대체 뭔 생각으로 그런 대답을 했냐는 듯한 질책의 시선. 놀란 것은 영길보살도 마찬가지였다. [······무어라?] “어차피 당신들은 이 녀석들을 제대로 돌봐주지도 않잖습니까.”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 “당신들은 또 이 요괴들을 다른 설화방의 엑스트라로 동원시킬 뿐이겠죠.” [심사위원, ‘미후왕’이 당신을 흥미진진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심사위원, ‘필마온’이 읽던 책을 덮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심사위원, ‘긴고아의 죄수’가 당신의 발언에 주목합니다.] 내 말에 당황한 영길보살이 소리쳤다. [그냥 요괴들일세. 위대한 뜻을 좇는 그대가 어째서 하찮은 미물들의 행사에 신경을 쓰는가?] “그들도 분명 ‘시나리오’를 수행하는 이들입니다. 부처의 화두나 우주의 진리를 논하며 참된 길(道)을 좇는다는 당신들이, 어째서 인간 아닌 것들의 삶에 대해서는 그리 무심하십니까?” 그 말을 하며, 나는 한수영에 관해 생각했다. 한수영은 이 시나리오의 ‘결말’을 생각해 두었을까. [다수의 관객들이 당신의 발언에 흥미를 갖습니다.] 한수영이 본인 입으로 말한 것처럼, 녀석은 그때그때의 감각에 의존해 서사를 구성하는 ‘천재형 작가’다. 하지만 그렇다는 것은, 매번 독자들의 반응을 과도하게 의식하며 창작의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시나리오 마스터가 당신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마 급하게 시나리오에 참가한 한수영에겐 결말을 구성할 시간도, 테마를 확립할 시간도 모자랄 것이다. 그저, 관객들을 자극시킬 이야기를 짜는 것만도 버거울 테니까. 그런데 만약, 그런 한수영을 내가 돕는다면 어떨까.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요괴들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이 녀석들은, 내가 데려가겠습니다.” 경악한 영길 보살의 표정과, 혼란에 빠진 요괴들의 모습이 보였다. 세상에는 작가나 독자의 입장에서만 보이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등장인물이 되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심사위원, ‘긴고아의 죄수’가 당신의 호승심을 좋아합니다.] [심사위원, ‘필마온’이 당신의 호승심을 좋아합니다.] [심사위원, ‘미후왕’이 당신의 호승심을 좋아합니다.] [가산점 150점이 추가되었습니다!] [해당 설화방의 테마가 격변하기 시작합니다!] 요괴들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새로운 ‘거대 설화’의 가능성이 발아합니다!] [새로운 ‘거대 설화’에서 ‘이계의 신격’의 지분이 발생했습니다!] ······역시. 내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메시지는 끝이 아니었다. [혹부리 왕과의 약속이 발동합니다!] [약속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해당 설화에서 ‘이계의 신격’의 지분을 30% 이상 늘려야 합니다.] [현재 해당 설화에서 ‘이계의 신격’의 지분은 0.003%입니다.] ······0.003%? 말도 안 되는 비율에 좌절하는 사이, 허공에서 영길보살이 소리쳤다. [네 이놈! 정말 오만방자하구나! 네깟 놈이 정말 손 행자라도 되는 줄 아느냐?] 그새 자신의 역할을 잊어버렸는지, 영길보살이 나를 향해 강력한 격을 쏘아냈다. 하필 제천대성의 개연성을 감당한 직후라, 내겐 그 힘을 받아칠 만한 기력이 없었다. 뇌전처럼 쏘아진 격의 파장이 나를 향해 내리꽂히려는 순간. “너 꼭 독자 아저씨처럼 말하네?” 목소리와 함께, 허공의 뇌전이 그대로 갈라졌다. 주변을 보니 어느새 모래바람이 가라앉아 있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일행들. 그리고 내 앞을 지키듯 가로막은 유중혁이 있었다. 하늘을 노려보던 유중혁이 차르르 전격을 훑어낸 [흑천마도]로 천공을 가리켰다. “두 번 말하진 않겠다. 꺼져라.” [이, 이놈들······ 이 치욕은 반드시······.] 기겁한 영길보살이 비지땀을 흘리며 사라지자, 유중혁이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흑천마도]는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헛짓거릴 하면 죽여버린다고 했을 텐데.” “어······, 죄송합니다.” “황풍마왕은 내가 쓰러트렸다.” “······잘하셨습니다.” 나는 바닥에 쓰러진 요괴들을 하나둘 수습했다. 【당신누구당신누구당신누구】 그들은 나를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내 손끝에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고는 부리나케 달아났다. 그리고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먼 나무 둥치에 숨은 채 이쪽을 훔쳐보았다. [버림받은 일부 요괴들이 당신을 따릅니다.] 유중혁이 말했다. “무의미한 짓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 “······.” “저들은 어차피 이 설화방이 끝나면 다시 <황제>로 회수된다.” “알고 있습니다.” “저들에겐 이미 수천 번이나 일어난 일이다. 네 호의는 저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다시 똑같은 시나리오에서 똑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저들은 너를 잊을 것이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자에겐.” 나는 유중혁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슬픔이 없는 것입니까?” 나를 보는 유중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나는 그런 유중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느덧 94번 시나리오에 이르렀기 때문일까. 유중혁의 얼굴에는 이제 제법 많은 흉터들이 생겼다. “네놈······.” 유중혁의 말이 채 이어지기도 전에 아이들이 다가왔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일행이 하나 늘어 있었다. “역시 우리 사부······ 아니, 여기선 사형이지 참. 아무튼 개 멋있어! 방금 그 기술 뭔데! 나도 알려줘 봐요!” 그 활기찬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아려왔다. 그렇구나, 네가 ‘사오정’이었구나. [‘플레이어2’님께서 일행에 합류하였습니다!] “하이, 손오공. 너 주둥이 좀 털더라?” 커다란 나비가 그려진 티셔츠에 풍선껌을 짝짝 씹는 이지혜가 내 어깨를 툭 치며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마침내 『서유기』의 주역들이 모였다.) 나는 희미하게 웃으며 그런 이지혜를 향해 마주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꺼지는 것처럼 상체가 추락했다. “어? 이거 왜 이래?” 쓰러지는 내 몸을 이지혜가 황급히 붙들었다.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마기와 함께, 사위가 급격하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당신의 화신체가 심하게 망가진 상태입니다!] [이계의 신격화가 가속화됩니다!] [이계의 신격화 진행률 : 71%] 아무래도, 내 행복한 여정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었다. * 「“이 녀석들은, 내가 데려가겠습니다.”」 패널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한수영은 입을 딱 벌렸다. 바닥을 데구르르 구르는 레몬 사탕. 마침 근처에서 청소를 하던 이수경이 조심스레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이니?” 그때까지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던 한수영이 입술을 뻐끔거렸다. “아니, 이 녀석······.” 그녀는 홀로그램 창에 떠올라 있는 인물 목록을 들여다보았다. [플레이어1, ‘유중혁’님께서 ‘저팔계’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플레이어2, ‘이지혜’님께서 ‘사오정’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플레이어3, ‘이길영’님께서 ‘삼장 법사’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 . [플레이어8, ‘빛과 어둠의 감시자’님께서 ‘손오공’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한참이나 그 목록을 들여다보던 한수영이, 갑자기 자신의 눈두덩을 문지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한수영이 “아아아아”소리를 지르더니 이내는 끅끅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이수경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염룡이 너니?” “아니, 아니야. 나 한수영 맞아. 등신 같은 한수영.” 다시 눈을 뜬 한수영의 뺨은 옅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떠오르는 홀로그램 메시지들. [해당 인물의 발언에 다수의 관객들이 환호합니다.] [일부 심사위원이 ‘클리셰 비틀기’에 가산점을 부여합니다.] [현재 해당 설화방의 랭킹은 25위입니다.] “건방진 자식, 누가 도와달래?” 키패널을 누르는 한수영의 손가락이 묘하게 경쾌해 보였다. “1등은 내가 제일 잘 하는 거야, 멍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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