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화

394화 Episode 75. 어떤 마음 “······그러니 숭고하고 장엄한 흑운의 주인 흑염룡이여······ 빌어먹을 뭔 주문이 이렇게 길어? 야, 진짜 이거 맞아?”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수영은 욕설을 내뱉으며 날아오는 빛의 창들을 피했다. 푸슛, 하는 소리와 함께 어깨에서 피가 터졌다. [성좌, ‘방주의 주인’이 히죽 웃습니다.] 한수영이 휘두른 [흑염]에 근처의 발키리 몇 명이 한꺼번에 산화했다. 그 사악한 힘에 놀란 발키리들이 외쳤다. [죽여라!] [절대악은 절대로 살려둬선 안 된다!] [녀석이 주문을 모두 외우게 둬선 안 돼!] 근처로 밀려드는 발키리들을 쳐내며 한수영이 중얼거렸다. “변신할 때는 원래 안 건드리는 게 예의 아니냐?” 밀려드는 발키리의 대군을 보며 한수영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평소였더라면 하위격의 위인급 화신체를 처리하는 것 따위 그녀에겐 일도 아니다. 문제는 저 발키리들이 가진 스킬이었다. [성운 <에덴>이 ‘징죄의 시간’을 발동 중입니다.] [징죄의 시간]. 그것은 정희원이 사용하는 [심판의 시간]과 무척 흡사한 기술이었다. [심판의 시간] 급의 버프 효과는 아니었지만, 악을 상대로는 강력한 전투력 상승을 일으키는 스킬. 그런 스킬의 가호를 받는 발키리가 하나둘도 아니고 수백이 넘는다. [라파엘, 실력이 많이 녹슬었군요!] 전장의 한쪽에서는 미친듯이 웃어대는 아스모데우스가 자신의 클로를 허공에 휘둘러대고 있었다. 허공에서 마기와 신성이 충돌하며 폭연이 피어올랐다. 그 위로 구름 한 조각이 떠올랐다. 라파엘이 탄 구름이었다. [깝치지 마셈. 그러다 또 주둥이 털리심.] [아하하하핫! 입담은 여전하군요!] 말투는 장난스럽지만, 그에 담긴 격의 파랑까지 장난은 아니었다. 한수영은 묵묵히 인상을 구겼다. 아무리 봐도 저 미친 마왕은 자신을 도와줄 여유가 없어 보인다. [성좌, ‘새벽별의 여신’이 참전을 고민합니다.] [성좌, ‘신과 마주하는 자’가 ‘심연의 흑염룡’의 마기에 눈살을 찌푸립니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초조한 눈으로 다른 곳을 일별합니다.] 거기다 아직도 ‘선’ 측의 대성좌는 셋이나 남았다.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걱정 말고 주문이나 외우라고 말합니다.] “······어둠의 다크, 전설의 레전드, 위대한 용중의 용, 흑염룡의 가호가 이 몸과 함께할― 빌어먹을,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더 이상은 못해!”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히죽 웃으며 이제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한수영의 몸 안에서 거대한 마기가 폭발했다. 몸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아득한 격을 느끼며, 한수영은 눈을 감았다. 서서히 잠식된 그녀의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것들이 끊어지고 있었다. 이 전장을 무효화시켜야 한다든가, <김독자 컴퍼니>는 선도 악도 아니라는 애매한 윤리 감각이 마비되는 소리.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반신강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화신 ‘한수영’의 정신이 마기에 오염됩니다!] “큭, 큭. 큭큭······.” 보랏빛 마기로 들끓는 눈동자. 손으로 반쯤 얼굴을 가린 한수영이 자신의 뺨에 묻은 피를 닦았다. 손등에 묻은 선혈을 핥은 한수영이 물었다. “우습군. 이것이 너희의 한계인가?” 그 미지의 아우라에, 발키리들이 어깨를 떨며 물러났다. 한수영이 광소하며 외쳤다. “꿇어라! 이것이 너와 나의 격의 차이······, 야! 내 입으로 헛소리 지껄이지 마!”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자신의 진짜 힘을 쓰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아니, 말을 하려면 좀 제대로 된― 오라! 나의 다크 섀도우 피닉······! 아니 이런 거 말고!” 주문은 엉망이었지만 효과가 있긴 한 모양인지, 한수영의 발밑에 큼지막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지축 전체를 흔들며 자라난 그림자는 이윽고 용의 형상에 가까워졌다. 몇 번인가 한수영은 이런 현상을 본 적이 있었다. [피스 랜드]와 [암흑성]에서, 그는 성좌들이 힘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성좌의 그림자. 별빛의 이면에 드리워진 성좌의 어둠. 어느새 한수영은 체고가 수십 미터가 넘는 검은 용의 등에 타고 있었다.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포효합니다!] 지금까지는 개연성의 제약으로 사용할 수 없었던 힘. 흑염룡의 그림자가 그녀를 태운 채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하늘을 덮은 새카만 그림자와 함께, 용이 지상을 향해 불을 뿜었다. 콰아아아아아아! 전장 전체가 휩쓸려 나가는 충격파. 달아나던 발키리들이 산화했다. [징죄의 시간]도, 성운의 가호도 무의미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힘. [으, 으어, 으아아아아!]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는지, ‘방주의 주인’은 어깨를 끌어안고 떨고 있었다. 그럴 법도 하다. <에덴>의 성좌라면 누구나 묵시룡에 두려움을 품고 있으니까. 그리고 ‘심연의 흑염룡’은 강력한 묵시록의 최후룡 후보 중 하나였다. 이것이 바로 ‘심연의 흑염룡’의 진짜 힘. 차오르는 개연성의 억압 속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한수영은 환희와 전율에 젖었다. 잘했다. ‘심연의 흑염룡’을 배후성으로 택하길, 정말 잘했다. “하하하하하!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씨발, 그만해!” 정신 분열이라도 앓는 사람처럼 한수영의 입에서 두 가지 말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당신의 정신이 마기에 오염됩니다.] 흑염룡의 힘은 강력하지만, 남용할 수 없다. 이 힘을 사용할수록 화신의 자아는 ‘흑염룡’에게 동화된다.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나도 김남운처럼 되겠어.’ 그러거나 말거나 흑염룡의 그림자는 이미 전장의 절반 이상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었는지 누군가가 움직였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자신의 격을 드러냅니다!] 지축이 흔들리는 굉음과 함께, 흑염룡의 브레스가 처음으로 막혔다. 새하얗게 타오르는 불꽃의 정수가 세계의 어둠을 잘라내고 있었다. [업화의 불꽃]. 지옥의 가장 순수한 불로 빚어진 우리엘의 성유물. 하늘을 뒤덮은 흑염룡이 웃었다.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언제고 승부를 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표정을 굳힙니다.] 두 성좌의 대립이 시작되자, 인근의 시공간이 새파란 스파크로 뒤덮였다. 격의 충돌을 견뎌내지 못한 발키리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가장 오래된 선이 이 국지전을 좋아합니다.] [가장 오래된 악이 이 국지전을 좋아합니다.] 거대한 선악이, 자신의 대표로 두 성좌를 선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스파크에 까맣게 익혀지고 있는 한수영이 있었다. “큭큭큭. 죽어라! 멍청한 대천······ 야! 이건 안 돼!”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왜 그러냐고 묻습니다.] “멍청아! 지금 여기서 우리엘이랑 붙으면 모두 끝장이야!” 얼굴 곳곳에 검댕이 묻은 한수영이 바락바락 악을 써댔다. 조금 전까지야 분위기에 휩쓸려 하마터면 싸울 뻔했지만, 정말 그런 짓을 벌였다간 죽도 밥도 안 된다. “야, 대천사! 너라도 정신 차려봐! 진짜 나랑 싸울 거야?”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 우리엘의 눈빛에 깊은 수심이 어려 있었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곤란한 표정을 짓습니다.] “너도 싸우기 싫잖아? 알고 있어. 이쯤하고 여기서 끝내자고. 하는 김에 네 친구들도 좀 설득해주고!” 한수영의 말에, 우리엘의 수심이 한층 더 깊어졌다. 그러나 표정과는 별개로 발동한 [지옥염화]는 집요하게 한수영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한수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우리엘이 굳이 이 전장에 참가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설화, ‘예상표절’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우리엘은 이게 <김독자 컴퍼니>를 죽일 함정이란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온 것이겠지.」 하필이면 우리엘이 담당한 전장에 온 게 ‘심연의 흑염룡’과 자신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자신 역시 <김독자 컴퍼니>다. 한수영은 아껴뒀던 치트키를 쓰기로 했다. “내가 죽으면 김독자가 널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우리엘의 어깨가 희미하게 떨렸다. 한수영은 한 방을 더 먹였다. “날 죽인 후에도, 떳떳한 마음으로 김독자를 볼 자신 있냐고.”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당신과 당신의 배후성은 ‘악’이라고 말합니다.] “제기랄! 선이니 악이니 그딴 게 뭐가 중요해! 그런 건 니들 멋대로 정한 거잖아!” [업화의 불꽃]이 흑염룡의 날갯죽지를 스쳤다. 흔들리는 사위 속에서도, 한수영은 간절한 눈으로 우리엘을 내려다보았다. 우리엘의 검세가 이전보다 훨씬 소극적으로 변해 있었다. 조금만 더, 한 방만 더 먹이면 되는데. [성좌, ‘구원의 마왕’이 전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간접 메시지에, 한수영은 소름이 돋았다. [성좌, ‘구원의 마왕’이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를 바라봅니다.] ······김독자 이 무서운 새끼. 그 와중에 이쪽도 보고 있었어? [성좌, ‘구원의 마왕’이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를 바라봅니다.] 김독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와달라는 말도, 부탁한다는 말도 없이 그저 바라보는 시선.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움직임을 멈춥니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혼란에 빠집니다.] 한수영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지금쯤 우리엘의 마음속에서는 양가감정이 충돌하고 있을 것이다. <김독자 컴퍼니>를 구하고 싶은 마음과. ‘성마대전’에서 승리하고 싶은 마음. 우리엘의 주변에서 희미한 스파크가 연이어 튀어 올랐다. 우리엘을 구성하는 설화들이 충돌하고 있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설화와, 그녀가 살아온 설화가 부딪치고 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김독자 컴퍼니>냐. 그녀가 몸담고 있는 <에덴>이냐. [우리엘! 뭘 멍청하게 서 있는 건가요?] 그러자 그런 상황을 보다 못한 성좌들이 나섰다. [성좌, ‘새벽별의 여신’이 자신의 격을 드러냅니다!] [성좌, ‘신을 마주보는 자’가 자신의 격을 드러냅니다!] 한수영은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뱉어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당신의 화신체가 크게 손상되었습니다.] 사실 우리엘을 설득하려 했던 것은, 단순히 우리엘과 싸우기 싫어서만은 아니었다. [반신강림]의 부작용이 벌써부터 밀려오고 있었다. 뼈마디와 관절이 마비되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각혈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것을 애써 눌러 참고 있는 것은, 성좌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함이었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멍한 얼굴의 우리엘을 대신해 앞으로 나선 카마엘이 말했다. [내 동료가 힘들어하는 듯하니, 그만 끝내는 게 좋겠습니다.] [심연의 흑염룡이라길래 기대했는데······ 수식언에 비하면 별 볼 일 없군요.] 별빛을 담은 바카리네의 수정 지팡이가 빛나자, 창공에서 무수한 별빛의 광선이 쏟아졌다. 빛에 닿은 흑염룡의 그림자가 조금씩 부서지고 있었다.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분노의 일갈을 내지릅니다!] 흑염룡의 그림자가 쏟아낸 브레스가 바카리네의 머리 위로 쏟아져내렸다. 삽시간에 밀려오는 어둠의 에테르에, 바카리네가 비명을 지르며 물러났다. 그것을 대신 받아낸 것은 카마엘이었다. [그 정도론 어림도 없습니다!] 대검을 뽑아든 카마엘이 브레스를 베어내며 앞으로 전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둠의 다크! 전설의 레전드! 홍염의 파이어!” 한수영이 헛소리를 시작하자, 급격하게 증폭된 흑염룡의 브레스가 바카리네와 카마엘을 밀어냈다. 안색이 희게 질린 바카리네의 외투가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치욕이군요! 이런 우스꽝스런 기술에······!] [우리엘! 뭐하는 겁니까! 정신 차리십시오!] 카마엘의 진언이 닿은 것일까. 우리엘이 퍼뜩 정신을 차리는 것이 보였다. 줄줄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한수영은 흐릿해지는 시야를 다잡았다. 여기서 우리엘이 진심으로 덤벼들면 모든 것이 끝장이다. 어떻게든, 그 전에······. [······그래, 너희들 말이 맞아. 이런 ■같은 전쟁은 빨리 끝내야 돼.] 그리고 우리엘이 움직였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전장을 물들이는 눈부신 대천사의 격. 우리엘의 모든 날개가 활짝 펼쳐지며, 산란하는 백금발 위로 붉은 루비가 박힌 크라운이 빛났다. 세상을 오시하는 에메랄드 빛 눈동자. 진체를 해방시켜버린 우리엘은 엄청난 개연성의 후폭풍을 견디며 걸어 나왔다. 그 어마어마한 격 앞에, 한수영은 흑염룡의 가호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저것이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의 진짜 모습. 수만의 악마를 베어내고, 마왕들을 살해하고, 악을 척결하며 살아온 염화의 대천사. 그 눈과 마주하는 순간, 한수영은 자신이 이미 죽은 목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 ‘악마 같은’ 존재 앞에서는, 그 어떤 악도 기꺼이 목을 내놓아야만 할 것이다. ‘미안, 김독자.’ 높게 치솟은 [업화의 불꽃]이 하늘을 가르고, 한수영은 하나의 끝을 예감했다. [설화, ‘예상표절’이 다음을 그려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죽어버린 건가? 슬그머니 눈을 떴을 때, 한수영은 예상 밖의 광경과 마주했다. 분명 그녀를 향해 움직였던 [업화의 불꽃]이, 고리형으로 형상을 변환한 채 지상에서 환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너네 움직이면 그대로 뒈질 줄 알아.] 정확히는, 바라키네와 카마엘의 몸통을 묶은 채로. [내 불이 좀 뜨겁거든? 장난 아니고 움직이면 진짜로 뒈질 거야.] 그 갑작스런 상황에, 바카리네가 얼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엘······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면 서기관께서······!] 카마엘의 말에 우리엘이 투덜거렸다. [■발, 그깟 징계 좀 받고 말지. 지금 그게 중요해?] [이건 징계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지금 당신이 한 행동은―] [시끄러워! 그깟 혼돈 수치 좀 오르라고 하지 뭐!] 우리엘의 진언을 듣고서야, 카마엘은 자신의 동료가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은, 대체······.] 그제야 한수영은 우리엘이 왜 진체의 힘을 드러냈는지 깨달았다. 동급의 대천사와 상위격 성좌를 죽이지 않고 제압하려면, 그녀도 진짜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개연성의 후폭풍 속에 고통스러워하는 우리엘. 그런 우리엘의 검은 레이스에 희미한 마기가 감돌고 있었다. 타락. 신성한 명령을 거부한 그녀에게 주어지는, 가장 가혹한 형벌. 한수영이 그녀에게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우리엘이 선수를 쳤다. [이것저것 설명할 시간 없어. 빨리 국지전 무효화시키고 끝내자!] 그녀의 표정은 어딘가 다급해 보였다. 그 순간, 한수영의 머릿속에도 뭔가가 스쳤다. 아무리 우리엘이 결심을 했다 한들, 이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대천사가 이런 큰 피해를 감수하고서까지 일을 벌였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대체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서두르게 만들었을까? 답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우리 희원이가 위험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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