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화
148화
연회장의 입구에 그가 서 있었다.
내 생각이 맞다면, 그는 시나리오 초반부터 줄곧 나를 후원해 준 몇 안 되는 고위급 성좌였다.
「새하얀 금빛 털이 감도는 얼굴에 장난 가득한 표정. 가장 지고한 권좌를 농락한 대가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감옥에 갇힌 죄수. 그의 고귀한 화안금정(火眼金睛)과 마주하는 순간 누구라도 숨을 들이켜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멸살법’의 묘사 그대로였다. 나는 홀린 듯 그쪽을 바라보았다. ‘멸살법’의 설화급 성좌들중 최상위에 위치한 존재. 나는 문지기를 무시하고 안쪽으로 달려갔다.
“제천대성!”
그러나 짓궂게 웃은 제천대성은, 그대로 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마치 연기처럼.
아직 너는 나를 만날 자격이 안 된다는 듯이.
······분신이었나?
나는 허탈한 마음에 뻗었던 손을 내렸지만, 상황이 끝난 건 아니었다.
졸지에 제천대성의 이름을 연호하며 입장한 나는 연회홀 1층에 있던 성좌들의 주목을 한꺼번에 받게 되었던 것이다.
[뭐야 저놈은?]
특정 성좌의 별명을 부르며 입장한 화신.
대부분의 성좌들이 좋게 볼 리가 없었다.
연회장 곳곳에서 시선들이 나에게 쏟아졌다.
[화신인데?]
[뭐야, 누구 화신이야?]
무수한 시선들이 모이자 순식간에 공기가 끓어 올랐고, 나는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몸이 굳어버렸다.
모여든 시선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서, 나는 누가 나를 보고 있는 것인지도 알아볼 수 없었다.
이제 성좌들의 진언을 들어도 버틸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4의 벽]의 영향이었다는 게 확실해졌다.
단지 시선을 받는 것만으로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그제야 실감이 난다.
지금 이 연회장에, 성좌가 아닌 존재는 나뿐이다.
나는, 드디어 성좌들의 앞에 선 것이다.
“자자, 진정들 하세요 성좌님들. 잠시 착오가 있어서 이 친구 좀 데려가겠습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누군가가 빳빳이 굳은 내 영혼체를 번쩍 들어 올려 어딘가로 옮기기 시작했다. 웅성거리는 연회장을 빠져나와 회랑으로 들어서자, 시선 지옥이 끝나며 간신히 숨통이 트였다.
“······너 대체 왜 혼자 온 거냐?”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웬걸 익숙한 형체가 허공에 동동 떠 있었다.
“비형?”
“그래, 나야. 밤의 여왕께서 사절을 보내신다고 하셨는데, 같이 온 거 아니었어? 왜 혼자 애먼 곳에서 헤매고 있어? 뒈지려는 거냐?”
“사정이 좀 있었어.”
“야, 그런 문제로 넘어갈 게 아니거든? 여기 시나리오 지역 아냐 새꺄! 잘못 깝치다간 골로 간다고! 여기는······.”
”시선으로 인간을 벌레처럼 죽일 수 있는 녀석들이 있는 곳이지.”
안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 온 거니까.
비형은 못마땅한 듯 입술을 비죽이더니 나를 데리고 어딘가로 향했다.
“대기실 데려다줄 테니까, 잠깐 거기서 쉬고 있어. 대기실에 패널 있으니까 잘 보고 있으라고. 꼭 봐야 한다. 알겠지?”
어쩐지 으스대는 꼴을 보아하니, 이 녀석한테 뭔가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대기실에 도착했다.
그런데 대기실의 팻말이, 뭐랄까 참 묘했다.
“······<화신 대기실>? 이런 게 있어?”
“화신이 너만 온 줄 아냐? ······물론 혼자 들이닥친 놈은 너 뿐이지만.”
문을 열자, 전혀 생각지 못한 인물이 그곳에 있었다.
녀석이 먼저 반응했다.
“······김독자?”
나 역시, 멍한 얼굴로 놈을 보다가 어색하게 손을 들어주었다.
“······유중혁.”
*
‘멸살법’의 원작에서도 <별자리의 연회>는 꽤 자주 언급된다.
보통 유중혁이 ‘회귀’를 이용해 성좌들의 등을 처먹을 때 오는 곳인데, 역시나 유중혁은 초청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엔 누구한테 초청 받은 건지 모르겠지만, 뭐 이 녀석쯤 되면 설화급이 줄을 서고 인연을 만들려 할 테니까······.
금번 <별자리의 연회>는 몇몇 국가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행사였다.
<서울 돔>, <워싱턴 돔>, <모스크바 돔>, 거기에 <뉴델리 돔>까지.
아마도 관리국에서 근래에 성과가 좋은 돔들을 모아 한꺼번에 성과 발표회를 개최한 듯했다. 참가국들의 조합으로 미루어 봤을 때······ 대충 유중혁의 24회차와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은데.
대기실에는 국가별로 화신들이 제각기 떨어져 앉아 있었다.
“왜 네가 여기 있는 거냐?”
“너랑 비슷한 이유겠지 뭐.”
“언제 다시 살아나는 거지?”
“아마 내일.”
“다른 녀석들이 걱정하고 있다.”
“미안하게 됐어.”
그 유중혁과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니, 어쩐지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걸 보니 화를 참고 있는 듯한데······ 하여간 요즘 이 자식 보면 분노 조절 장애가 아닐까 의심된다.
나는 유중혁과 나란히 의자에 앉아, 앞쪽의 대형 패널로 흘러나오는 식순을 지켜보았다. 화면에서는 한창 ‘중급 도깨비 진급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제게 다시 이야기의 영광을 돌려주신 모든 성좌 및 도깨비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하급 도깨비들의 대표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은 비형이었다.
저 자식, 이래서 방송을 보라고 했던 거군.
―이 영광의 절반은, 사실 제 채널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한 화신 덕분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아는 그 친구일 겁니다. 그 화신에게 이 기쁨의 절반을 돌리겠습니다!
민망하게 짝이 없는 멘트를 잘도 지껄여 댄다.
주변의 화신들이 이쪽을 흘끔거리는 것 같아서 나는 애써 시선을 외면했다. 비형은 말을 하던 도중 품속에서 금빛의 알을 꺼내 하늘 높이 들어 올렸는데, 나는 그게 무엇인지 바로 알아보았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새로 태어날 이 아이에게 돌리겠습니다!
그것은 신유승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알이었다.
다행히, 잘 부화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네놈, 설마······?”
그새 [현자의 눈]을 사용한 모양인지, 경악한 유중혁이 나와 비형의 알을 번갈아 보았다. 나는 변명하듯 말했다.
“저 방법밖에 없었어.”
“무슨 짓을 한지 알고 있는 거냐?”
“알아.”
“저런 짓을 하면 신유승은······!”
유중혁의 걱정이 무엇인지는 안다. 그토록 오랫동안 ‘이야기’에 고통받아온 녀석이, 이제는 그 비극을 생산하는 주체가 된다는 것. 그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잘 알고 있는 유중혁으로서는 저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깨비로 태어나면 적어도 앞으로 죽을 일은 없을 거야. ‘관리국’은 <스타 스트림>이 멸망하기전까지는 가장 안전한 곳이니까.”
물론 그것만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이런 곳에서 신유승을 도깨비로 만든 이유의 전부를 말할 수도 없었다.
나와 유중혁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이곳이 현세였다면 당장이라도 칼을 뽑아 나를 베어버렸을 듯한 기세.
“혹시······ ‘김독자’라는 분이신가요?”
끼어든 목소리에, 기세는 씻은 듯 사라졌다.
고개를 돌리자, 동서양 혼혈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미녀가 보였다. 적당히 웨이브진 카키브라운의 머리카락에, 은은한 갈색이 감도는 커다란 눈. 건강한 미소가 특히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렇습니다. 저를 아십니까?”
“아······ 조금은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어쩐지 반갑다. 이 여자가 먼저 말을 걸어올 줄이야.
“반갑습니다. 셀레나 킴.”
“절 알고 계세요?”
“미국 대표 아니십니까?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들은 적은 없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전용 스킬, ‘등장인물 일람’을 발동합니다!]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임의로 지정한 항목들만 표시됩니다.]
+
<등장인물 요약 일람>
인물 : 셀레나 킴
전용 특성 : 동물애호가(희귀), 왕의 수호자 (영웅)
배후성 : 전쟁의 종결자
+
워싱턴 돔의 ‘셀레나 킴’.
그녀는 안나 크로프트가 만든 <차라투스트라>의 일원이자, 멸살법 최강의 100인 중 하나가 될 여자였다. 한때 내가 가졌던 ‘불살의 왕’은 본래 이 여자가 가지게 될 특성이었다. 안타깝게도, 내가 먼저 특성을 획득했기 때문에 그녀는 다른 특성을 개방한 듯했지만······.
“안나 크로프트는 함께 오지 않았습니까?”
“······안나를 알고 계시는군요?”
“일전에 꿈을 통해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녀도 오고 싶어 했어요. 당신이 오는 줄 알았더라면, 반드시 왔을 텐데.”
물론 왔다면 상황만 더 복잡해졌을 것이다.
왜냐고? 바로 이 녀석 때문이다.
“그 여자한테 목을 잘 간수하라고 전해.”
“······당신은 안나에게 들은 그대로군요, 유중혁.”
안나가 이곳에 오지 않은 이유는 보나마나 유중혁 때문이었다.
유중혁은 지난 회차에서 안나 크로프트에게 배신 당한 적이 있고, 안나는 과거시를 통해 자신이 유중혁에게 한 짓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니 이곳에 오지 않는 건 당연한 얘기겠지.
“한국 측엔 엄청 못생긴 녀석도 있네. 그쪽이 한국 대표야?”
이건 또 뭔가 싶어 돌아보니, 이번에는 러시아 측의 대표였다.
“이리스, 무례하군요. 타인을 외모로 평가하는 건 나쁜 버릇입니다.”
“못생긴 걸 못생겼다고 했을 뿐이야. 솔직함은 모스크바의 미덕이지.”
새하얀 백금발에 새하얀 피부.
조그만 트윈테일의 미소녀가 그곳에 있었다.
모스크바 어쩌구 하는 걸 보니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별로 아는 척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 소녀는 ‘멸살법’에서 내가 싫어하는 인물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나는 일부러 반말로 물었다.
“넌 누구냐?”
“······날 몰라? 이몸, 이리스 블라지미로브나 레베제바를 모른다고?”
“알아야 되냐?”
보다 못한 셀레나 킴이 끼어들었다.
“독자 씨, 제가 소개할게요. 이쪽은 이리스. 러시아 측의 대표에요. 러시아에서는 ‘붉은 광장의 전신’이라 불리고 있어요.”
“에헴, 그게 이 몸이라 이거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세 가득한 별명이로군, 하고 한 마디 쏘아 붙여주고 싶었는데 괜히 트러블을 만들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셀레나 킴이 말을 이었다.
“이리스, 이쪽은 김독자 씨에요. 한국 측의 대표시고, 별명은······ 저, 죄송합니다만, 독자 씨는 별명이······.”
그러자 유중혁이 입을 열었다.
“그놈 별명은······.”
나는 황급히 놈의 입을 막으며 말을 가로챘다.
“저는 아직 별명이 없습니다.”
이리스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별명도 없는 놈이 여기에 오셨다?”
있다.
있긴 있는데, 말하기가 싫을 뿐이다.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불려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나대는 게 좋을 거야.”
러시아 측에서 흉흉한 기세를 뿜기 시작하자, 곁에 있던 유중혁도 벌떡 일어서서 마주 기세를 뿜어댔다. 막대한 유중혁의 기세를 느꼈는지, 이리스는 반걸음을 물러섰다.
“당신은 끼어들지 마. 이건 나랑 저 못생긴 놈의 문제야.”
이리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중혁은 말없이 그녀를 노려볼 뿐이었다.
잘한다. 기왕이면 뺨도 한 대 갈겨라 유중혁.
결국 입술을 질근 깨문 이리스가 다시 한 걸음을 물러나며 쏘아붙였다.
“뭐, 어디 하찮은 위인급에게 설화라도 적선 받으러 온 모양인데······ 어디 두고 보자고.”
······위인급에게 설화를 적선 받아?
이 녀석, 귀여운 소리를 하네.
그러고 보니 <별자리의 연회>의 식순 중에는 <설화 계승>에 관한 것도 있었다.
아마, 이리스는 그걸 언급한 것일 터다.
똑똑똑.
때마침 대기실의 문이 열리며, 하급 도깨비가 얼굴을 내밀었다.
“화신 여러분. 곧 <설화 계승식>이 있을 예정이니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임시로 1층 연회 홀에 자리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참고로 1층에는 위인급 성좌님들만 계시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설화 계승식>.
성좌들이 화신들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배후 계약>만이 아니다. 비록 배후성은 아니더라도, 다른 성좌들의 <설화>를 계승하고 이야기에 대한 예를 표함으로써 화신들은 자신의 힘을 키울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설화를 널리 알림으로써 성좌들 또한 세력을 넓힐 수 있으니 이는 화신과 성좌 둘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다.
우리는 하나씩 차례로 연회 홀로 걸어갔다.
가장 먼저 연호된 이름은 셀레나 킴이었다.
[셀레나 킴! 왕의 수호자!]
[네 활약은 잘 보고 있다고!]
아까와는 달리 성좌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아무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화신들을 맞이했기 때문이겠지.
마치 좋아하는 연예인이라도 만난 듯 들뜬 모습들.
다음은 이리스의 차례였다.
성좌들을 향해 오만도도한 자세로 걸어간 그녀는, 팬 서비스라도 하듯 그들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리스! 붉은 광장의 꼬맹이!]
[하하하! 귀엽군.]
[화면에서 보던 그대로잖아?]
그녀는 뒤쪽에 서 있는 나를 오연한 눈빛으로 흘겨보았다.
대충,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봤냐?」
······뭐 어쩌라고?
이윽고 내 차례가 되었다.
연회 홀로 걸어나가자, 아까 받았던 그 시선의 압력이 다시 한번 쏟아졌다. 그래도 한 번 겪어봤기 때문인지, 혹은 시선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인지 이번엔 꽤 버틸 만했다.
그런데 성좌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아까는 뜨겁던 분위기가, 마치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조용했다.
······혹시 나 별로 인기가 없는 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나를 비웃는 이리스의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가 입을 연 것은 그때였다.
[······저거 걔다. 한반도의 김독자.]
[김독자? 저 녀석이 그 김독자라고?]
그것을 시작으로 웅성거림은 시작되었다. 이전에 나왔던 화신들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김독자! 저 녀석이 그 김독자야]
[김 도게자! 김 도게자!]
[왕이 없는 세계의 왕!]
내가 한 걸음을 딛을때마다 성좌들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이적에 맞서는 자!]
마치 바람에 산불이 옮겨가듯 목소리는 홀 전체로 퍼져갔다.
[이보게, 나 기억하는가? ‘대머리 의병장’일세!]
[김독자! 내가 ‘흥무대왕’이다!]
나는 묵묵히 연회 홀 가운데로 걸어나갔다.
[피스 랜드 아주 잘 봤다고! 자식, 좀 하던데?]
[야! 이쪽으로 손 좀 흔들어 봐! 나 너한테 3000코인이나 후원했어!]
[다들 이리 와봐! 김독자가 나타났다고!]
[근데 듣던 것보다 훨씬 봐줄만한데?]
체통마저 잊어버리고 날뛰는 성좌들 때문에, 연회 홀 전체가 거대한 용광로가 된 것 같았다. 그 뜨거운 열기에 영혼이 통째로 익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향해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자 성좌들의 환호성이 폭발했다.
[잘생겼다 김독자!]
경악한 얼굴을 한 이리스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았다.
나는 이곳에 놀러 온 것이 아니었으니까.
천장을 비롯한 벽 곳곳에서 시나리오 영상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비명 속에 죽어가는 화신들과, 그걸 보며 낄낄대는 성좌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새삼 이곳이 어떤 곳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곳은, 인간의 모든 비극이 만찬이 되는 곳.
나는 연회 홀의 2층을 올려다보았다.
시끌벅적한 1층의 위인급 성좌들과는 다르게, 불길한 침묵으로 이쪽을 내려다보는 2층의 설화급 성좌들이 그곳에 있었다. 하나하나가 무시무시한 존재감으로 빛나는 성좌들.
그들이 바로, 내가 싸워야 할 진짜 적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