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61화 의식이 조용히 융기하며, 서서히 감각이 현실로 돌아온다. [전용 스킬, ‘전지적 독자 시점’ 3단계를 종료합니다.] 3단계는 생각보다 피로도가 심해서 오래 유지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쉬운 사실 한 가지를 알아냈다. 그것은 [전지적 독자 시점] 3단계를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스킬 보상을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아마 [1인칭 주인공 시점] 상태로 진입해야 얻을 수 있는 보상인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그 진입 요건은 알아내질 못했다. 만약 잠들 때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을 통해 유중혁의 스킬들을 빼 올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눈을 뜨고 부스스 일어나자, 정희원이 나를 보고 있었다. “또 잠꼬대하시던데요.” 잠꼬대? 그럴 리가. “뭐라고 했는데요?” “엄마······ 라고 하는 것 같던데.” “······엄마?” 왜 그런 혼잣말을 했지?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 곤란한 노릇이군. 정희원은 그저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대충 둘러댔다. “뭐, 저도 어머니가 걱정되긴 하니까요. 그보다 정희원 씨, 부탁이 있습니다.” “뭔데요?” “희원 씨는 이번 광화문 전투에 참가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왜요?” “따로 해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믿을 사람이 희원 씨뿐이에요.” 믿을 사람이라는 말에 정희원이 못 이긴 척 입술을 비죽였다. “일단 들어볼게요. 뭔데요?” * 정희원과 대화를 마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충무로에 남을 사람과 광화문으로 향할 사람을 정하는 것이었다. “정희원 씨는 임무가 있으니 제외하고, 일단 충무로에 남을 사람을 정하겠습니다.” 몇몇 일행들이 침을 삼켰다. 마치 왕의 간택이라도 받는 신하들 같은 얼굴들. “먼저, 남을 사람은 공필두 씨와 이현성 씨입니다.” “흥, 아예 노예로 부리시는구만.” 공필두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문제는 이현성 쪽이었다. 살짝 창백해진 얼굴이, 어쩐지 진급 누락이라도 당한 듯한 표정이었다. “현성 씨는 남아주셔야 합니다. 공필두 씨와 함께 이곳을 지킬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현성 씨라면 충무로가 습격당하더라도 유상아 씨 못지않게 사람들을 잘 이끄실 수 있을 겁니다.” “······옙. 알겠습니다.” 어쩐지 서운한 표정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저 든든한 강철검제를 두고 가는 것은 다 이유가 있으니까. “현성 씨는 이미 충분히 좋은 스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스킬들의 레벨이 너무 낮다는 겁니다. 저희가 다녀올 동안 현성 씨는 ‘태산 부수기’의 숙련도를 높여 주세요. 이번 시나리오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현성 씨의 도움이 필요해질 테니까요.” 그제야 이현성도 살짝 밝아졌다. “옙! 맡겨만 주십시오.” 역시 군인은 매뉴얼이 있고 정해진 일과가 있을 때 가장 뛰어난 효율을 발휘하는 법이다. 그렇게 우리는 광화문으로 향하는 여정에 나섰다. 통제가 불가능한 유중혁과 이지혜를 제외하면, 핵심 인원은 나와 유상아, 이길영, 그리고 이성국의 네 명이었다. 멀어지는 우리를 보며 충무로의 그룹원들이 손을 흔들었다. “부대표님! 잘 다녀오십시오!” “부디 무사하셔야 합니다!” 며칠이나 됐다고, 유상아의 인기가 벌써 하늘을 찌른다. 짧은 시간 동안 유상아에게 정을 붙인 사람이 많았던지, 다들 염려하는 눈빛들이었다. 그런데 정작 떠나는 유상아의 표정은 불안해 보였다. “독자 씨, 제가 도움이 될까요?” 또 자기비하의 시간이 돌아온 모양이다. 이럴 땐 상처 받더라도, 확실히 말을 해줘야 한다. “유상아 씨. 자꾸 그런 식으로 굴면 민폐예요.” “네······.” “유상아 씨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라고요. 제가 아무 이유도 없이 누구 데려가는 거 봤어요?” “물론 독자 씨를 믿지만, 제가 현성 씨나 희원 씨만큼 도움이 될지······.” “그 두 사람은 못 하는 걸 유상아 씨는 할 수 있어요. 이번 계획에는 유상아 씨가 꼭 필요합니다.” 거듭 강조해서 말하자, 유상아의 표정도 살짝 풀어졌다. 유상아는 실제로 뛰어난 인재다. 자신감만 있다면 말이지. “전에 한국사 자격증 있다고 했죠?” “앗, 네.” 과거의 이야기가 나와서인지, 유상아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하지만 잠시 뿐, 그녀는 금방 시무룩해졌다. “······지금은 쓸모없지만요.” “쓸모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유상아 씨를 데려온 거거든요.” 원래는 유상아에게 이 역할을 맡길 생각은 아니었다. 광진구 쪽으로 내려가면 또 적합한 인재가 있으니까. 하지만 녀석을 찾으러 갈 시간도 없고, 유상아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 내가 아는 유상아는, 고작 한국사 1급을 따기 위해 한국사 전체를 줄줄 외워버릴 만큼 머리가 좋은 여자니까. “지난번에 사명대사 동상 기억하시죠?” “네.” “광화문으로 가는 길에도 그와 비슷한 것들이 여럿 있을 겁니다. 그쪽엔 국립 박물관도 있고, 성상들도 제법 있거든요.” 역시나 금방 알아들은 유상아가 탄성을 질렀다. “아!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다른 유품이나 유적에도 성좌의 힘이 깃들어 있겠군요.” “네, 유상아 씨의 이번 임무는 그런 유품이나 유적들을 찾아내는 겁니다.” “알겠어요! 머리 좀 굴려 볼게요.” “유명한 인물이 남겼는데 알려지지 않은 것들일수록 더 좋아요.” 같은 위인급 성좌라 해도, 그 유명세에 따라 그 힘은 천차만별이다. 사명대사와 충무공의 차이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명대사가 남긴 물품들은 B급이지만, 충무공이 남긴 쌍룡검 같은 경우는 실전용이 아닌 것도 S급을 넘나드는 품질을 가지니까. “광화문으로 가는 길에 최대한 아이템들을 많이 챙겨야 합니다. 우리 쪽은 상대적으로 소수 인원이니까요.” 아마 폭군왕은 수백여 명의 화신들을 거느리고 왔을 것이다. 표절 작가 녀석도 나름대로 세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고. 영등포와 용산, 성동구 쪽에서 올라오고 있는 왕들도 조심해야 한다. 네 번째 시나리오의 후반부는 위인급 성좌들의 대리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이 시나리오의 결말에는 위인급 성좌들이 탐내는 이벤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성좌들과의 동조율이 높은 화신들이 나올 것이며, 그만큼 위험도도 증가한다. 위인급 성좌들은 살아온 역사에 따라 상성이 정해지기에, 역사를 잘 아는 유상아는 이번 시나리오에서 여러모로 유용할 것이다. 유상아가 갑자기 손뼉을 쳤다.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곳이 있어요.” “네?” “제 기억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근처에 아마 관성묘(關聖廟)가 하나 있을 거예요.” “관성묘?” “네, 영험한 위인의 힘이 깃들어 있을지도 모르니, 가는 길에 들려도 좋지 않을까요? 한국 위인은 아니지만······.” 한국의 위인이 아니라고? 관성묘라, ‘멸살법’의 애독자인 나도 그런 장소는 들어본 적이 없다. 어쨌든 우리는 유상아의 의견을 따라 지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나 걸었을까. 가장 먼저 소리친 것은 이성국이었다. “엇, 저거 아닙니까?” 정말로 낡은 신당이 근처에 있었다. 관성묘 남묘. 도시 한복판에 이런 신당이 있다고? 신당 옆에 쓰여 있는 설명에 나는 더욱 깜짝 놀랐다. 허, 이거 설마?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신당이었다. 설마 이런 곳에 중국 최고의 무신(武神) 중 하나를 모신 사당이 있을 줄이야. 유상아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제 어쩌면 좋을까요······?”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상은 보이지 않았다. “일단 예를 표해보죠.” 사명대사 때와는 다르다. 무턱대고 깽판만 친다고 항상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받아 온 물을 떠 놓은 후, 조용히 합장을 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시스템 메시지가 들려왔다. [이 사당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언월도를 즐겨 쓰는 한 성좌가 당신들의 방문에 기뻐합니다.] [언월도를 즐겨 쓰는 한 성좌가 자신의 수식언을 드러냅니다.] [성좌, ‘미염공 장목후’가 당신들에게 축복을 내립니다.] 미염공(美髯公) 장목후(壯繆侯). 중국의 무신이지만, 한국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위인이다. 왜냐하면 이 성좌는, 바로 삼국지연의의 관우(關羽) 운장(雲長)이었으니까. [성좌의 축복으로 앞으로 24시간 동안 근력과 체력 수치가 5씩 증가합니다.] 이성국이 화색이 되어 말했다. “미친······ 대표님, 이거 완전 대박 아닙니까?” “괜찮은 시작이네요.” 왜 서울에 관우의 신당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도 충무공을 모시는 사당이 있으니 이상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관우 운장은 세계적 유명세로 봐도 충무공 이상이니 이만한 버프는 당연한 거겠지, 다만. “여기선 아이템을 얻기는 무리일 것 같군요.” “아쉽네요, 청룡언월도 같은 걸 얻으면 좋았을 텐데······.” 사실 우상이 있었더라도 중국의 위인이니 한국에서 좋은 아이템이 나올 리는 없다. 중국에서 관우를 얻은 화신이 누구였더라······. 제천대성이나 우리엘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관우 정도면 중국에서도 한 지역의 패자를 넘볼 수 있을 것이다. 이길영이 내 옷깃을 붙잡았다. “형.” 격렬하게 움직이는 바퀴벌레의 더듬이. 예감이 좋지 않다 싶더니, 멀리서 열을 맞춰 걸어오는 군중들이 보였다. 숫자는 대략 오십여 명 안팎. [냉철한 관찰력]에 잡힌 그들의 평균적인 체근민은 40내외. <사도>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준수한 정예군이라 불리기엔 충분하다. 오십의 정예를 데리고 다니는 군벌이라. 이성국이 중얼거렸다. “저 복장, 어디선가······.” 마치 화랑을 연상시키는, 사극풍 복장의 사내들. 하나 같이 얼굴에 분칠을 한 그들은 누가 봐도 대단한 미남자들이었다. 이성국이 소곤거렸다. “저기 저 앞줄에 남자, 황승민 아닙니까? 연예인들 같은데요?” 누가 봤다면 사극 촬영 현장이라 생각했겠지만,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것은 명백한 살기였다. 앞으로 나선 사내가 내 쪽으로 창을 겨누며 물었다. “왕의 길을 막는 자가 누구냐?” “그러는 너희는 누군데?” 대강 짐작은 가지만, 그래도 물어보았다. 이들과 마주치는 것은 조금 나중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타이밍이 빨랐다. 화랑의 무리 가운데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갈색 깃발······ 설마 당신도 ‘왕’인가요?” “···그렇습니다만?” “설마 중구에도 ‘왕’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놀랍군요.” 마치 봄바람에 꽃잎이 스치우는 듯한 목소리였다. 정확히는, 연출된 목소리겠지만. 내가 대답했다. “왕 정도는 이제 흔한 세상이니까요.” “왕이 흔한 세상이라고 해서, 아무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모두 전열을 물려라!” 화랑의 대열이 일사불란하게 흩어지고, 대열의 중심에 왕족의 복식을 걸친 여인이 나타났다. 단아하게 틀어 올린 머리에, 삼단같은 머리카락. 어지간한 사극의 여주인공이라 해도 믿을 만큼 뛰어난 미모였다. “저, 저 사람 민지원 아닙니까?” 이성국이 말을 더듬었다. 여인이 웃었다. “저를 알아보는 분이 계시나 봐요?” “팬이었습니다!” 몽롱하게 홀린 이성국이 앞으로 한 발짝 나섰다. 멍청하긴. 명색이 [최면술사]인 놈이 먼저 홀리면 어쩌자는 거야? [전용 스킬, ‘파마 Lv.2’를 발동합니다!] 순간 동공이 풀리던 이성국이 정신을 차렸다. “핫, 죄, 죄송합니다.” 여인의 눈가에 이채가 스쳤다. 그나저나 흥미롭다. 이성국이 알아봤다는 것은, 저 ‘민지원’이라는 여자는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서울 7왕 중 하나인 ‘미희왕(美戱王)’이 실존 인물이라고?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멸살법’의 등장인물인 ‘미희왕’의 본명도 ‘민지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우연의 일치인가? 뭐, 확인해 보면 알겠지. [전용 스킬, ‘등장인물 일람’을 발동합니다!] 다행히, 스킬은 무사히 발동했다. <인물 정보> 이름 : 민지원 나이 : 26세 배후성(背後星) : 매금지존(寐錦之尊) 전용 특성 : 배우 (희귀), 미희왕 (영웅) 전용 스킬 : [무기 연마 Lv.5], [군세 지휘 Lv.2], [도화살 Lv.4], [피부 보정 Lv.1], [천의 얼굴 Lv.3], [연기 Lv.2]······. 성흔 : [천인매혹(天人魅惑) Lv.4], [남다른 여장부 Lv.3] 종합 능력치 : [체력Lv.18], [근력Lv.18], [민첩Lv.21], [마력Lv.23] 종합 평가 : 뛰어난 배후성이 뛰어난 화신을 만났습니다. 그녀의 훌륭한 미색은 배후성의 가호를 받아 더욱 빛날 것입니다. 그녀의 미색이 바래지 않는 한, 그녀의 군대는 오직 그녀를 위해 충성할 것입니다. 역시 이 여자는 ‘멸살법’의 원작에 나오는 그 미희왕이다. [등장인물 일람]이 바로 발동한 걸 보면, 실존 인물이 아닌 것 같은데······ 이성국은 어떻게 이 여자를 알아본 거지? 혹시, 이성국이 등장인물 사전에 등록된 것과 뭔가 관련이 있는 건가? 나는 일단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민지원 씨,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군요.” “···왕께서도 제 팬이신가요?” 팬이라······. 뛰어난 미모긴 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유상아도 저 여자 못지 않은 미인이고. 이성국이 홀린 건 아무래도 저 여자가 가진 특유의 스킬 탓이겠지. 나는 일부러 사극처럼 말해 보았다. “팬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어찌 모르겠습니까? 성동구의 왕이시여.” 그 말에 민지원의 표정이 굳어졌다. “당신은······?” 매금지존(寐錦之尊). ‘멸살법’ 전체에서 그런 별호를 가진 성좌는 단 하나뿐이다. “보아하니 배후성과의 동조율이 굉장히 높으신 것 같은데, 배후성께 전해 주십시오. 신라의 마지막 여왕을 직접 뵙게 되어, 몹시 영광이라고.” 매금지존. 그것은 신라의 마지막 여왕인 진성왕(眞聖王)의 수식언이다. [등장인물 ‘민지원’의 배후성이 크게 동요합니다.] “당황하실 것 없습니다. 신라의 숙원을 풀기 위해 오신 거 아닙니까?”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배후성과 화신 사이의 동조율이 지나쳐서, 배후성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신의 화신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한을 품은 위인급 성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나중에 개연성 후폭풍을 후드려 맞고 소멸할 것도 모르고 말이지. 민지원이 눈을 가늘게 떴다. “당신······.” 멸살법의 전개대로라면, 지금 서울의 세 지역― 성동구, 용산구, 영등포구는 제각기 면한 영토에서 치열한 세력전을 벌이고 있다. 마치, 오래전 한반도의 후삼국 시대처럼. 뜻밖의 메시지가 도착한 것은 그때였다. [현상금 시나리오가 도착하였습니다!] 응? 현상금? + <현상금 시나리오 ― 후삼국 통일> 분류 : 현상금 난이도 : ??? 클리어 조건 : 매금지존을 비롯한 신라 출신의 위인급 성좌들이 화신 ‘민지원’을 세 지역의 왕으로 추대하기를 원합니다. 화신 ‘민지원’을 도와 후백제와 태봉 출신의 배후성을 가진 왕들을 격살하십시오. 만약 이 시나리오를 성공하면 성좌 매금지존의 호의를 얻게 될 것입니다. 제한시간 : 38시간 보상 : 2000코인 실패시 : ― + 멍하니 시나리오 창을 바라보고 있는데, 요염하게 웃는 민지원이 보였다. “내 배후성께서 당신들의 성의를 보고 싶어 하시는군요. 당연히 수락하시겠죠?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내 아래로 들어오세요.” 네깟 녀석이 어디서 2000코인이나 주는데 안 받고 뻐기겠느냐는 말투다. 갑자기 헛웃음이 나왔다. 성좌랍시고 존중해줬더니, 이 자식들이 나를 완전히 호구로 보네? [성좌, ‘긴고아의 죄수’가 화신 ‘민지원’의 배후성을 싫어합니다.] [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위인급 성좌들의 재력을 비웃습니다.] [2000코인을 후원받았습니다.] [거래소에서 ‘계시록─ SSSSS급 무한 회귀자’ 5권이 판매되었습니다.] [5000코인을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지금 나한테 들려오는 메시지들을 들으면, 저 여자가 무슨 표정을 지을지 몹시 궁금하다. 꼴랑 2000코인 주고 지금 나한테 뭘 해달라고?
🏠 인덱스 ← 이전 화 다음 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