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59화
작가. 멸살법 전체에서 아바타 능력을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군.
만약 놈이 작가라면, 녀석이 행한 비정상적인 기적들도 일부 설명된다.
그 말을 들은 첫 번째 사도의 입술이 미묘하게 뒤틀렸다.
“작가라······, 그렇군. ‘계시록’의 창조자를 뜻하는 거냐? 용케 알아냈구나. 맞다, 내가 바로 그 ‘계시록’을 썼다.”
그런 뜻으로 물은 건 아니었는데, 이 자식이 갑자기 헛소릴 한다.
나로서는 진위를 알 수 없는 말이었다.
나는 이쪽을 보는 유중혁 쪽을 일별했다.
[전용 스킬, ‘전지적 독자 시점’을 발동합니다.]
[등장인물 ‘유중혁’이 현재 ‘거짓 간파 Lv.6’를 사용 중입니다.]
그럴 줄 알았다니까. 꼼꼼한 자식.
나는 다시 한번 물었다.
“네가 ‘계시록’을 썼다고?”
“그래. 그리고 동시에, ‘계시록’의 유일한 소유주이기도 하지.”
자신만만한 놈의 미소를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 어디 한번 보자고.
[등장인물 ‘유중혁’이 ‘거짓 간파 Lv.6’를 발동합니다.]
[등장인물 유중혁은 해당 발언이 사실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뭐? 진짜 텍본을 가진 놈이라고?
일순 패닉이 와서 사고회로가 엉켜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리가 없는데?
나는 당황을 숨기며 다시 물었다.
“네가 말하는 ‘계시록’이라는 게 정확히 뭐냐?”
“알면서 뭘 물어? 미래의 신화를 담은 위대한 서사시지.”
[등장인물 유중혁은 해당 발언이 일부 사실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상하군. 이건 ‘일부 사실’이라?
“이젠 네가 물을 차례로군. 어떻게 나와 <사도>들의 작전을 알았지? 역시 너도 <사도>냐?”
“네가 계시록을 직접 썼다며? 그런데 몰라?”
“전지전능한 창조주는 재미없잖아?”
놈은 여유 있는 악당처럼 낄낄 웃어넘겼지만, 덕분에 나는 침착함을 되찾았다.
아무리 봐도 이놈은 ‘멸살법’의 작가가 아니다.
정말 ‘멸살법’의 작가였다면, 직접 텍본을 준 나를 못 알아볼 리가 없다.
“그건 그렇고 흥미롭군. 서대문 형무소에 있는 여자가 <마지막 사도>일 거라 생각했는데, 너 같은 놈이 숨어 있었다니······.”
“······서대문 형무소?”
“흐, 아직 모르는 모양이지? 거래를 하자. 네 정체를 밝혀라. 그러면 나도 몇 가지 정보를 알려 주마.”
“글쎄. 너한테 내가 원하는 정보가 있을 것 같진 않은데?”
“잠깐 나를 제압했다고 기고만장한 모양인데, 어차피 이건 내 본체가 아니다. 조금 운이 좋았던 정도로······.”
“나는 미래의 정보를 알고 있다.”
나는 일부러 놈의 말을 끊었다.
아마 유중혁이라면 지금쯤 속으로 간을 보고 있을 테니, 슬슬 양념을 뿌려 둬야 한다.
“그것도, 너보다 훨씬 많이.”
[등장인물 ‘유중혁’이 당신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첫 번째 사도’의 표정이 굳어졌다.
“개소리를 하는군. 나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을 리가······.”
순간, 녀석의 눈빛에 뭔가가 스쳤다.
“잠깐, 설마?”
녀석이 뭔가를 깨달은 순간, 나 역시 뭔가를 깨달았다.
이 자식, 설마 ‘그놈’인가?
지금, 내가 아는 진실은 다섯 가지다.
하나, 놈은 ‘멸살법’을 읽은 적이 있다.
둘, 놈의 직업은 ‘작가’다.
셋, 놈은 ‘멸살법을 쓴 작가’는 아니다.
넷, 놈은 미래가 적힌 ‘텍본’을 가지고 있다.
다섯, 놈이 가진 텍본의 내용은 ‘일부’ 사실이다.
3149편의 ‘멸살법’을 읽는 내내 있었던 사건들.
내가 알기로 ‘멸살법’은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불법 텍본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만약, 눈앞의 녀석이 내가 예상하는 ‘그놈’이라면······ 이 녀석이 ‘텍본’을 가지고 있는 것도, ‘멸살법’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된다.
나는 툭 던지듯 입을 열었다.
“남의 것 베끼면서 살면 좋냐?”
“뭐, 뭣?”
동요하는 눈빛.
틀림없다. 이놈은 그놈이다.
“아직도 이러고 살 줄은 몰랐네. 계시록이라······. 그렇게 살면 좋냐? 너 때문에 진짜 ‘계시록의 창조주’가 당한 거 생각하면, 내 이가 다 갈리는데.”
“무슨······!”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네가 이용하는 정보들, 어딘가 좀 빈약하더라고.”
녀석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졌다.
“남한테 빨대 꽂아서 그만큼 이득 봤으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됐잖아? 세계가 이 모양이 됐는데도 아직까지 그 짓거릴 하고 있어?”
“유중혁!”
놈의 눈이 급하게 유중혁을 찾았다.
“유중혁! 내게 협력해라!”
얼씨구.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모든 계시를 알고 있다. 이 세계에서 오직 나만이, 너를 이 길의 끝까지 데려다줄 수 있어!”
[전용 스킬, ‘전지적 독자 시점’ 2단계를 발동합니다!]
[현재 피로도가 높아 ‘전지적 독자 시점’ 2단계를 발동할 수 없습니다.]
젠장, 하필 지금?
“잘 생각해라! 46번 시나리오는 혼자서 깰 수 없다. 안나 크로프트나 차라투스트라 놈들과 맞서려면 꼭 나와 손을 잡아야 해!”
어디서 들어본 말이다 싶었는데, 이 자식 내가 했던 대사를 똑같이 지껄이고 있다.
유중혁이 고개를 저었다.
“계시라는 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예언이랑 비슷한 거다! 내 특성을 보면 알겠지? 심지어 나는 ‘마지막’이란 말이다!”
[등장인물, ‘유중혁’이 ‘현자의 눈 Lv.8’을 사용합니다!]
나도 질세라 스킬을 가동했다.
[해당 인물의 정보는 ‘등장인물 일람’으로 열람할 수 없습니다.]
[‘등장인물 일람’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인물입니다.]
젠장, 역시 안 되나.
[현자의 눈]으로 뭔가를 확인한 유중혁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잘린 머리가 계속해서 말했다.
“저놈을 죽여! 너도 알겠지만, 위험한 놈이다. 너를 사칭한 것도 모자라, 미래의 일부를 심각하게 훼손시켰어. 놈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심각한 나비 효과가 발생해서 네 계획을 모두 망쳐 놓을 거다!”
나는 조금 어이가 없어졌다.
이 자식이 지금 다 같이 죽자는 건가?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나는 다르다! 유중혁, 나와 손을 잡아라. 서약이든 뭐든 얼마든지 해주겠다! 나는 너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이거 강하게 나오는데.
사태를 지켜보던 유중혁이 입을 열었다.
“그렇군. 손을 잡자 이거지.”
나를 보는 유중혁의 눈빛에 서서히 살기가 깃들기 시작했다. 속마음이 안 보이니 미쳐 버릴 것 같다. 칼을 뽑은 유중혁이 천천히 내 쪽을 향해 다가왔다. 기세등등해진 첫 번째 사도가 외쳐 댔다.
“어서 죽여! 죽여 버려!”
“한 놈은 예언자고, 한 놈은 계시자라······.”
“죽이라니까!”
퍽! 유중혁이 시끄럽게 떠드는 첫 번째 사도의 머리를 꾹 짓밟았다.
“큭······ 뭐냐?”
“네놈이 정말 미래를 안다면, 하나만 물어보지.”
“뭐?”
쥐도 새도 모르게 움직인 칼날이 내 목젖에 닿았다.
내가 유중혁이 되어 겪었던 그 ‘일검’이 이제 나를 향하고 있었다.
따끔한 느낌이 들더니 따뜻한 뭔가가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야! 지금 뭐하는 거야!”
놀란 정희원이 소리치며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나는 손을 들어 일행을 제지했다.
살 떨리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여기서 유중혁을 자극해 좋을 건 하나도 없었다.
유중혁이 첫 번째 사도를 향해 물었다.
“묻겠다. 내가 지금 이놈을 죽일까, 안 죽일까?”
“뭐?”
“네놈이 진짜 미래의 계시를 받았다면 내 선택도 알 수 있겠지.”
······하여간 악취미인 새끼.
또 그딴 식이냐?
첫 번째 사도의 얼굴에 고뇌가 어렸다. 아마 내가 ‘짝수 다리’에서 했던 것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의외로 대답은 빨리 나왔다.
“당연히 죽여버리겠지! 너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
강한 확신이 깃든 얼굴이었다.
자신이 아는 유중혁이라면, 반드시 그리 행동할 거란 믿음이 담긴 오만한 표정.
“어서 놈을 죽여라! 그리고······!”
휘익, 하고 검광이 움직였다.
그러나 이어서 들려온 것은 살점을 베는 소리가 아니었다.
콰직!
첫 번째 사도의 머리가 무참히 밟혀 터졌다.
아바타니까 실제로 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저 정도면 상당한 정신적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유중혁의 검은 어느새 검집으로 돌아가 있었다.
“역시 입만 산 놈이었군.”
조금 어안이 벙벙했다.
유중혁이 나를 살리는 선택을 했다고?
살짝 떨떠름한 기분이다.
나도 확신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유중혁은 잠시 나를 노려보더니, 이내 등을 휙 돌려 걸어가기 시작했다.
“야! 어디 가?”
이 자식, 분명 속으로 자기가 엄청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솔직히 조금 멋있긴 하다.
“기다려! 이지혜는 두고 갈 거냐?”
“미래가 바뀌었으니, 계획도 바꾼다.”
“어차피 하는 거 같이하면 좋잖아? 내가 도와줄 수 있어.”
그 말에 유중혁이 나를 돌아보았다.
무시무시한 눈길에 반사적으로 심장이 쫄렸다.
“빚은 갚았다. 네 깃발을 빼앗지 않는 것이 내 마지막 호의다.”
이 자식이?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어차피 너, 내가 ‘그룹원’에서 제명시키지 않으면 역 밖으로 못 나가. [징벌] 당하고 싶냐?”
유중혁의 손이 천천히 칼자루 쪽으로 움직였다. 나는 재빨리 첨언했다.
“난 네 계획이 뭔지 알아. 중구 쪽으로 나가서 깃발 쟁탈전에 참가할 거지? ‘왕의 길’을 걸어서 [검은 깃발]을 완성하는 게 네 목표잖아. 내가 도와줄게.”
“차라리 지금 네놈 걸 빼앗는 게 빠를 것 같은데.”
“그럼 한 판 해보든가. 네 칼이 빠른지, 내 혀가 빠른지.”
도박이었다. 유중혁이라면 진짜로 [징벌]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내 목을 찌를 수도 있을 테니까.
“중구 쪽으로 갈 필요 없어. 북쪽으로 가자. ‘폭군왕’의 영토랑 깃발, 네 것이 되도록 도와줄게. 깃발도 얻고, 숙적도 제거하고 일석이조 아니냐?”
“나 혼자도 할 수 있다.”
“네 번째 시나리오 종료까지 48시간 남았어. 그때까지 네가 역 20개를 차지하고 [검은 깃발]을 완성할 수 있을까?”
칼자루로 가던 유중혁의 손이 멈칫했다.
걸렸구만.
“게다가······ 너한텐 북쪽으로 가야만 할 이유도 있을 텐데? 설마, 이번 회차에서는 가족을 버릴 건가?”
“······네놈.”
“진정하고, 선의로 말하는 거니까 흥분하지 마. 진짜로 도와줄 거라고.”
분노로 이글거리던 유중혁의 눈동자가 잠시간 나를 노려보았다.
긴장된 공기가 얼마나 흘렀을까. 이윽고 살기가 사라졌다.
“세상에 선의 같은 건 없다. 네놈 조건은 뭐냐?”
역시, 우리 회귀자는 얘기가 빠르다니까.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간단해. 나한테 뭐 하나만 알려줘. 내 조건은 그게 다야.”
“말해라.”
“방금 네가 밟은 녀석, 특성명이 뭐야? 하나는 ‘마지막 하차자’였을 테고, 다른 하나는 뭐지?”
잠시 후, 유중혁이 입을 열었다.
*
그로부터 십여분 뒤, 나는 정민섭과 이성국을 불렀다.
이 두 사람에게 따로 시킬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정민섭이 먼저 물었다.
“결국 그 녀석 정체는 뭐였습니까?”
나는 얘기해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SSSSS급 무한 회귀자]란 소설, 혹시 알아요?”
“엇, 저 읽어 봤습니다!”
이성국이 손을 들었다.
“그거 텍스트피아에서 플래티넘 1위 했던 소설 아닙니까? 엄청 재밌게 봤었는데······.”
“아, 맞다.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나네. 그거 완결 어떻게 났더라?”
모처럼 추억이 떠올랐는지 둘은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하긴, 이놈들도 ‘멸살법’을 읽을 정도면 제법 웹소설에 관심이 있는 축이었겠지.
“온갖 요소 짬뽕 시켜 놓은 거였는데······ 그래도 재미는 있었지.”
사실 나도 그 소설을 읽었다. ‘멸살법’을 한참 읽던 시절, 우연히 눌러본 투데이 베스트에 그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을 읽은 나는, 소설의 전개와 설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무한 회귀하는 사이코패스 회귀자.
―초월적 존재인 성좌들의 후원.
―스트리밍 인방 시스템.
―부조리한 미션을 받아 헤쳐 나가는 생존 게임.
사실 흔한 설정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흔한’ 설정들이 가진 디테일과, 조합된 전개 방식이었다. 그 글을 읽자마자, 나는 곧장 댓글을 남겼다.
―이거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표절 아닌가요?
생각난다.
표절 논란은커녕, 어디서 그딴 노잼 소설을 비교하냐며 오히려 비난만 받았었지.
심지어 나는 [SSSSS급 무한 회귀자]의 애독자들에게 쪽지 테러까지 당했다.
―이 바닥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님? 고만 좀 해라 프로불편러야 ㅉㅉ
분통이 터진 나는 ‘멸살법’ 작가한테 쪽지를 보내기도 했었다.
그때 작가가 뭐랬더라.
덕분에 조회수가 조금 늘어서 기분 좋다고 말했던가?
생각하니까 작가가 불쌍해서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다.
이성국이 물었다.
“근데 그 소설 이야기는 왜 꺼내신 겁니까?”
“첫 번째 사도가 바로 그 소설 작갑니다. [SSSSS급 무한 회귀자].”
“예? 그럴 리가요.”
‘멸살법’ 작가가 안다면 땅을 치며 곡할 노릇이다.
심지어 세계가 자기가 만든 소설로 변했는데, 어디서 표절 작가가 나타나 이 세계의 저작권을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계시록’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설정까지 집어넣으면서.
약간의 설명을 거친 뒤에야 이해한 정민섭이 황당한 목소릴 냈다.
“그 소설이 표절작이었다고요?”
“그렇습니다.”
“엇, 가만 생각해 보니 진짜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워낙 오래된 일이라 잘 떠오르진 않지만··· 근데 왜 그 소설이 먼저 안 떠올랐던 거지? 훨씬 유명했는데.”
“하차자 특전 때문에 그런 거 아냐? 우린 읽은 원작 부분만 떠오르니까. 그리고 그 SS 어쩌고는 비슷한 게 너무 많아서 헷갈리잖아.”
“그런가? 아무튼, 대표님 말씀은 그놈이 표절 작가라는 거죠? 그럼 그놈이 가졌다는 텍본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 녀석은 자기가 쓴 표절작의 텍본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원작의 전개를 베꼈으니, 자기 소설을 보고도 이 세계의 미래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거죠.”
표절작으로 성공한 것도 배가 아픈 노릇인데, 심지어 바뀐 세계에서까지 표절 덕분에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의구현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그럼 놈을 이기긴 불가능한 거 아닙니까? 만약 원작을 끝까지 다 베꼈으면······.”
“끝까지는 아닙니다. 초반 일부만 베낀 거예요. 나중에 혹시라도 표절 논란이 생기면 빠져나가기 좋게요. 그러니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슬슬 놈이 아는 정보가 떨어질 겁니다.”
“대표님이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그냥 알아요.”
당연한 일이다.
멸살법은 100편 이후로 나밖에 독자가 없었으니까.
“저, 실례지만 대표님은 대체 원작을 어디까지 읽으신······.”
“그보다, 당신들이 해줘야 할 일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우리가 같이해야 할 일이지만요.”
해줘야 할 일이라는 말에 두 사람의 어깨가 빳빳이 굳었다.
“전에 나한테 그런 말을 했었죠? ‘폭군왕’한테 선지자들이 당했다고.”
“아······ 아마 지금도 몇 명이 녀석에게 정보를 빨리며 이용당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요? 그럼 더 잘됐네.”
“예?”
앞으로 시나리오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48시간.
그 안에 ‘폭군왕’을 해치우려면, 전면전만으로는 힘들다.
“놈들의 정보를 교란할 겁니다.”
폭군왕이 <선지자들>을 이용하고 있다면, 나는 그것을 역이용해주면 된다.
“‘계시’의 일부를 뿌리는 거죠.”
“예? 어떻게······.”
아직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눈치라, 나는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로 했다.
“지금부터 우리는 [SSSSS급 무한 회귀자]의 텍본을 만들어 뿌릴 겁니다.”
거슬리는 놈들이 여럿일 때는, 서로 싸우게 만드는 게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