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화

407화 키리오스의 합류와 함께 첫 번째 충격파는 점차 상쇄되어 갔다. 번개의 성좌가 셋인 것과 넷인 것은 편차가 컸다. 더군다나 키리오스 이후에 합류한 일부 성좌들이 개연성을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성좌들의 개연성이 묵시룡의 충격파를 넘어서는 순간이 찾아왔다. [우오오오오오오―!] 전격파에 그을려 새카맣게 변한 토르와 디오니소스가 반쯤 돌아버린 소리를 냈다. 디오니소스는 얼마나 포도주를 마셔댔는지 까맣게 탄 몸에 얼굴만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술이 넘어 간다 쭉쭉쭉쭉쭉!] [<올림포스> 산 술맛이 궁금하군. 나도 좀 줘보게!] 그렇게 첫 번째 충격파의 후폭풍이 꺼질 즈음, 두 성좌는 완전히 고주망태가 되어있었다. 한심한 눈길로 그들을 보던 키리오스가 물었다. [제자여, 저놈들도 네 동료들인가?] “남입니다.” [첫 번째 페이즈가 종료됩니다.] [축하합니다. ‘최초의 꼬리짓’의 첫 번째 충격파를 무사히 견뎌냈습니다!] ······해냈다. 저 빌어먹을 ‘꼬리짓’의 첫 번째를 견뎌낸 것이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모두―”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황폐해진 전장의 곳곳에 전격파에 탄 시체들이 강을 이루고 있었다. 누군가는 우리가 막아내지 못한 전격에 휩쓸렸고, 누군가는 인근의 후폭풍을 감당한 것만으로 화신체가 터져버렸다. 오백은 족히 넘던 숫자의 성좌들이, 방금의 일전으로 인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거짓말 같은 죽음이었다. ······이걸 버텼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겨우 첫 번째에서 이 정도인데,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어떨 것인가. 고개를 들자, 발광하듯 밤하늘을 밝히는 별들의 메시지가 보였다. [절대 다수의 성좌들이 시나리오의 난이도에 경악합니다!] [다수의 성좌들이 관리국에 해당 시나리오의 개연성을 항의합니다!] [일부 성좌들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주장합니다!] [다수의 성운들이 시나리오 취소를 요청합니다!] 시나리오 취소라. 아직도 그런 망상을 하는 녀석들이 있다니 우스운 노릇이었다. [해당 시나리오는 취소되지 않습니다.] [시나리오 지역 내의 모든 성좌들은 다음 페이즈에 대비하기 바랍니다.] 멸망은 계속된다. 경악하는 성좌들의 메시지가 이어지는 한편, 반대쪽 하늘에서는 여전히 후원 세례가 이어지고 있었다. [성좌, ‘번개의 좌’가 당신을 들여다봅니다.] [성좌, ‘해역의 경계를 긋는 창’이 당신을 노려봅니다.] [성좌, ‘흙으로 사람을 빚은 대모신’이 당신이 얻을 설화에 관심을 가집니다.] [마지막 시나리오의 성좌들이 당신을 주목합니다.] [마지막 시나리오의 성좌들이 당신의 활약에 흥미로워합니다.] [3,000,000코인을 후원받았습니다.] ‘번개의 좌’ 제우스, ‘해역의 경계를 긋는 창’ 포세이돈, 거기다 ‘흙으로 사람을 빚은 대모신’ 여와를 비롯한 ‘마지막 시나리오’의 성좌들. 시나리오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애초에 이번 사태로 위협을 느끼지도 않는 <스타 스트림>의 최정상에 군림하는 존재들이 그곳에 있었다. <스타 스트림>의 최종 시나리오 지역은 이번 ‘최초의 꼬리짓’의 파괴 구역에서 배제된다. 이 세계의 ‘결’을 앞둔 그들에겐 동료 성좌들의 파멸조차 일개 유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10분 뒤, 두 번째 페이즈가 시작됩니다!] 막간의 10분. 나는 한숨을 놓으며 키리오스를 돌아보았다. 예전보다 훨씬 웅장해진 키리오스의 격. “그간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셨나 봅니다.” [그걸 알아볼 정도는 된 모양이구나.] 투덜거리는 키리오스의 말투에 가시가 돋쳤다. 얼굴만 유중혁 뺨치는 게 아니라 말투도 유중혁 뺨친다. 냅다 뛰어온 이지혜가 내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아저씨! 전기 오징어구이 되는 줄 알았잖아!” 얘는 꼭 비유를 해도······. “키리오스 할아버지! 우리 대사부는요? 같이 안 오셨어요?” [파천검성은 일이 있어서 늦을 것이다.]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한 키리오스가 내 쪽을 흘겨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지금쯤 내 제자놈이 반쯤 죽어있을 것 같아서 서둘렀다. 그런데 생각보단 멀쩡하구나.] 아쉽다는 건지 다행이라는 건지 모를 말투였다. “조금 더 늦게 오셨다면 반쯤 죽은 게 아니라 그냥 죽었을 겁니다. 그보다, 이제 두 번째 페이즈를 대비해야 합니다.” 내 말과 함께 유중혁이 기다렸다는 듯 다가왔다. “「하르마게돈」의 구전에 따르면 ‘두 번째 충격파’의 속성은 염열(炎熱)이다.” 멀찍이 보이는 묵시룡의 꼬리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저 꼬리는 엄청난 속도로 진동하고 있었다. 시공간의 축을 비틀어버릴 정도로 강력한 마찰열. 새카맣게 익은 내 손목을 잡으며 신유승이 입을 열었다. “아저씨. 다음 페이즈에는······.” 신유승과 이길영. 아이들의 결연한 눈을 보는 순간, 그들이 무슨 말을 할지 나는 깨달았다. 유중혁이 끼어들었다. “너희 둘은 안 된다.” 그 냉정한 선포에 아이들이 즉각 반발했다. “왜요? 우리도 <김독자 컴퍼니>에요!” “네가 뭘 알아 시커먼 놈아! 너한테 물어본 것도 아니거든?” 이길영의 도발에도 유중혁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답했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의 문제다. 너희는 ‘화염’ 속성을 가진 성흔이나 스킬이 없다.” 충격파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같은 속성의 ‘격’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유승이나 이길영에겐 화염 계통 스킬이 없었다. 분한 듯 어깨를 떨던 이길영이 외쳤다. “그럼 너도 못 싸우겠네! 너도 그런 거 없잖아!” “나는 있다.” 유중혁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의 검을 들었다. 다음 순간 [흑천마도]의 칼날 위에 불꽃 강기가 덧씌워졌다. [등장인물 유중혁이 ‘열화신검 Lv.???’을 발동 중입니다.] “이, 이······!” 나는 울먹거리는 이길영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원작에서도 명시되어 있듯, 유중혁이 가지지 못한 속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저 자식, 생각해 보니 전격 속성도 가지고 있었는데 왜 처음부터 도와주지 않은 거지? 유중혁이 나를 향해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네놈이 돕지 말라고 징징댔던 건 잊었나?” “아, 그랬지 참.” 말하고 나서 흠칫했다. 이 자식,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내 속내를 읽었지? “다음 페이즈에 참가할 성좌들을 발표하겠다.” 어느새 성좌들의 중심에 선 유중혁이 선별을 시작했다. * <스타 스트림>에 역대급의 재앙이 찾아왔고, 성좌들은 처음으로 온전한 죽음에 노출되었다. 유중혁의 지휘 아래, 자존심 강한 성좌들이 하나둘 전선에 배치되었다. [그대는 회귀자라고 들었다. 이 상황에 대한 정보도 알고 있는 건가?] “물론 알고 있다.” 성좌들의 동공에 희미한 신뢰가 감돌고 있었다. 위급한 상황일수록 정보는 권력이 된다. 성좌들 사이에서 알려져 있던 유중혁에 대한 소문들이, 이번에는 유중혁의 지도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순식간에 전력 배치를 끝낸 유중혁이 전선의 중심에 섰다. 그런 유중혁을 보며, 한수영이 중얼거렸다. “······패왕은 패왕이네.” 곁에서 검을 닦던 정희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지.” “분하지만 <한수영 코퍼레이션> 다음으로 우리 성운에 어울리는 이름은 <유중혁 컴퍼니>일지도 모르겠어.” “대표가 바뀌기 전에 일단 노조부터 설립해야겠는데.” “노조라······.” 한수영이 피식 웃으며 정희원을 보았다. 이번 ‘염열파’의 선발대에는 두 사람도 함께였다. 흑염룡의 [흑염]에는 홍염의 격이 담겨 있고, 우리엘의 [지옥염화]에도 지옥불의 힘이 새겨져 있다. 그러니 두 사람은 이번 전선의 최고 주력인 셈이었다. “너랑 같이 싸우게 될 줄은 몰랐네.” “피차 마찬가지야.” 정희원이 [심판자의 검]에 붙은 잔여 먼지를 후후 불어 털었다. 무광택의 단단한 칼날. 한수영은 오래전 ‘별의 증명’의 무대에서 저 검과 맞섰던 적이 있었다. 그후 정희원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다. 서로 딱히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런 종류의 말재간에는 재능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한수영도, 이번만큼은 정희원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그건 왜 짊어지고 다니는 거야?” “아, 이거.” 정희원은 자신의 등에 매달린 거대한 짐덩이를 보다가 쓰게 웃었다. 철골로 만든 십자가 위에, 둘둘 묶인 이현성이 매달려 있었다. “이렇게 해둬야 보호할 수 있어.” “······이미 성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보이는데? 십자가는 어디서 난 거야?” “내 배후성.”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뭔가 신성 모독적인 비주얼인데. 우리엘 진짜 천사 맞아?” “뭐, 마왕도 저 모양이니까.”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전열의 뒤쪽을 향했다. 전열 밖 성좌들의 무리 속에 김독자가 있었다. 김독자는 음울한 얼굴로 바닥에 손가락을 대고 있었는데,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는 눈치였다. 한수영이 말했다. “유서라도 쓰는 건가?” “그럴지도 몰라. 저거 죽기 직전에 짓는 표정이잖아.” 끔찍하다는 듯, 정희원이 이를 갈았다. “또 그런 일이 벌어지면 이번엔 진짜─” [‘최초의 꼬리짓’이 재개됩니다!] 그리고 전방에서 커다란 빛이 터져 나왔다. “준비.” 유중혁의 신호와 함께, 성좌들이 일제히 병장기를 그러쥐었다. [성좌, ‘악마 같은 불의 심판자’가 경고합니다!] 환하게 작열하는 염열파의 파랑. 하늘과 땅을 가리지 않고 모조리 불태워버리는 그 자욱한 홍염에 한수영은 질린 기색이었다. “제기랄, 염룡이 자식이 지지만 않았더라도······.”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놈을 너무 얕봤다고 말합니다.]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처음부터 양손으로 싸웠다면······.] “닥쳐!” 그리고 염열파가 성좌들을 삼켰다. 쿠구구구구구구. 범람하는 염열파의 중심에서 한수영은 필사적으로 [흑염]을 발동했다. 흑염룡의 격이 그녀의 전신에 깃들며, 염열파의 열기가 그녀의 몸속으로 빨려들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며 지금껏 쌓아왔던 설화들이 녹아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김독자가 이런 걸 버텼다고? 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그녀의 곁에 정희원이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정희원뿐만이 아니라 불에 관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성좌들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이가 바로 전방에서 불꽃을 받아내는 ‘정화의 불꽃’ 아그니였다. 아그니는 신화급 삼신을 제외하면 <베다> 최강의 성좌 중 하나였다. 강력한 성좌답게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아그니는 아예 전신이 불꽃으로 화해 염열파를 견뎌내는 중이었다. 심지어는 눈이 하얗게 돌아가면서······. “······저 자식 불타고 있잖아!” 타닷, 하는 소리와 함께 아그니의 몸이 잿더미로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기점으로 곳곳에서 성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끄아아아아악―!] 라인이 밀리고 있었다. 전격파를 상대할 때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였다. 염열파에 녹아내린 성좌들이 몸부림치며 고통을 호소했고, 불길은 그런 성좌들을 장작 삼아 더욱 강렬한 화마를 일으켰다. 밀린다. 격으로 보호하고 있던 두 눈이 멀어버릴 것 같았다. 코앞까지 밀려온 열기에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어느새 염열파는 한수영의 바로 앞까지 와 있었다. 정희원이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우리엘!” 우리엘과 흑염룡의 힘이 더해지며 일시적인 방어벽을 구축했다. 염열파는 한순간 주춤거리는 듯했지만, 이내 조금씩 격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한수영과 정희원은 어깨를 맞댄 채 버텼다. 흑염룡도 우리엘도 조금씩 힘이 빠지고 있었다. 애초에 흑염룡은 ‘용의 제전’에서 힘을 많이 소비한 상태였고, <에덴>의 반파로 개연성을 나눠 받지 못한 우리엘도 상황은 비슷했다. [성운 <베다>가 개연성의 일부를 회수합니다.] [성운 <파피루스>가 개연성의 일부를 회수합니다.] 개연성을 공급하던 성운들도 하나둘 철수하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이 가진 거대 설화 이상의 개연성을 사용하게 되면, 성운들은 이번 거대 설화를 얻어도 남는 것이 없다. 묵시룡에 의해 멸망하든 개연성의 후폭풍으로 멸망하든 성운들의 입장에서는 매한가지인 것이다. 핏자국 속에 말라비틀어진 입술. 한수영이 말했다. “젠장, 김독자 걱정할 때가 아니었네.” “내 걱정?” 한순간 청량감이 흐른다 싶더니, 익숙한 힘이 둘의 등을 감싸왔다. 한수영이 투덜거렸다. “유서는 다 쓴 거냐?” “······뭔 소리야?” [성운, <김독자 컴퍼니>가 개연성을 제공합니다.] <스타 스트림>에서 개연성은 곧 바람이다. 모든 이들이 포기한 이야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 아직 이 시나리오를 포기하지 않은 소수의 소망이 그들을 지탱하고 있었다. 한수영이 쓰게 웃었다. “미련하긴······ 다들 그냥 도망가지 그랬어?” “가긴 어딜 가겠어요.” 이지혜의 [터틀 드래곤]이 화포를 쏘며 전진했다. 미래 기술이 집약된 [터틀 드래곤]의 철갑이 무너지는 정희원과 한수영을 대신해 염열파를 받아냈다. [거대 설화, ‘넥스트 시티’가 부서지고 있습니다.] 홀로 불길을 견디는 이지혜가 고통에 몸부림쳤다. 아무리 [터틀 드래곤]이 강력한 설화병기라 해도, 이런 상황을 위해 제작된 전함은 아니었다. 한수영이 절망적으로 외쳤다. “망할! 아무라도 좋으니까 빨리 와서 도와! 불 속성 가진 놈들 많잖아!” 하지만 밤하늘에서는 아무도 응답하는 이들이 없었다. [절대 다수의 성좌들이 성운 <김독자 컴퍼니>를 응시합니다.] [절대 다수의 성좌들이 염열파로부터 대피합니다!] [마지막 시나리오의 성좌들이 시나리오를 지켜봅니다.] 약한 성좌들은 두려움에 달아나기 바빴고, 고강한 성좌들은 이 구경거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진짜 우리뿐이야?” [터틀 드래곤]의 외피가 녹았고, 열화신검을 발동한 유중혁이 쓰러진 이지혜를 업었다. 주변의 모든 것을 태워버린 염열파가 다시 한번 범람했다. 이번에는 막아낼 수 없는 크기였다. 우리엘도, 흑염룡도, 해상전신도, 심지어는 키리오스나 저 유중혁이라 해도······. “버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김독자가 말했다. “이제 괜찮습니다. 좀 헷갈렸어요. 저도 처음 해보는 거라.”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으려는 순간, 뒤쪽의 바닥에서 뭔가가 솟아났다. 아까 김독자가 쪼그려 앉아 있던 자리였다. 바닥에 넓게 펼쳐진 어둠의 육망성. 그 육망성 너머로 뭔가가 소환되고 있었다. 콰콰콰콰콰콰! 밀려드는 염열파를 그대로 받아내는 거체. 한수영이 눈을 크게 떴다. “······플루토?” 그것은 거신병 플루토였다. 그런데 그냥 플루토가 아니었다. 아무리 플루토라고 해도, 단신으로 저 염열파를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콰아아아아아! 플루토의 안에 탑승한 누군가가, 설화급 성좌들조차 견디지 못한 염열파를 단신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플루토에 쥐어진 서슬 퍼런 낫을 보는 순간, 한수영은 그게 누군지 깨달았다. 설화병기 플루토는, 본래 김독자의 것이 아니었다. [거대 설화, ‘명계’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오직 소수만이 바라는 이야기라 해도, 그 소수가 누구냐에 따라 개연성의 크기는 달라진다. 그리고 지금 나타난 존재는, 그런 개연성을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위대한 존재였다. [성좌, ‘부유한 밤의 아버지’가 시나리오에 현현했습니다!] <올림포스>의 가장 뜨거운 지옥을 지키는 성좌. 신화급 성좌 하데스가, <명계>를 이끌고 전장에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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