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화
124화
[<스타 스트림>이 당신의 이상 행동을 감지하였습니다.]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몸의 골격이 미묘하게 수축할 낌새를 보였다.
이대로 페널티를 연거푸 당하게 되면, 나도 순식간에 다른 일행들과 같은 꼴이 되겠지.
나는 일부러 녀석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며 물었다.
“왜 한국인들을 적대하는 거지?”
원작에서도 일본인들과 싸우는 전개가 있기는 하지만, 초장부터 이렇게 치고 박고 싸우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번에는 내가 [절대 왕좌]를 부수는 바람에 한국의 진입이 더 늦어졌다.
그러니 바로 이런 급전개가 펼쳐질 리는 없는데······.
“몰라서 묻는 건가? 우릴 먼저 적대한 건 네놈들이다.”
“······국민 정서 이야긴가? 난 딱히 반일 감정 없어.”
“너희 조센징들이 우리 일본인들을 먼저 죽였어.”
나는 이현성 쪽을 돌아보며 물었다.
“정말입니까?”
“아닙니다! 소인들을 지키기 위해 싸운 건 맞지만······ 일본인을 죽이진 않았습니다.”
“아니라는데?”
그 말에 사무라이가 이를 갈았다.
“저놈들 얘기가 아니다. 시치미를 뗄 생각이라면 그만두지.”
우리가 맨 처음 투입자인데, 우리 얘기가 아니라고?
······잠깐만.
어쩐지 이놈들의 혐한 감정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알 것 같은데.
“잔말 말고 어서 덤비······!”
그러지 뭐.
[전용 스킬, ‘책갈피’를 발동합니다!]
[4번 책갈피가 활성화되었습니다.]
[「바람의 길 Lv.8」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순식간에 터져 나온 바람이 내 앞에 길을 틔웠다.
풍압에 밀려 나간 일본인들이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졌고, 나는 그 짧은 틈을 타고 일행들을 구출했다.
“모두 날 붙잡아요.”
기다렸다는 듯, 이현성과 이지혜가 내 어깨에 매달렸고, 이길영은 신유승이 있는 안주머니로 잽싸게 들어갔다.
“여기 내 자리야!”
“네가 다른 주머니로 가면 되잖아!”
아이들이 싸우는 사이, 나는 406번 할머니를 양손으로 안아 모셨다.
“그럼 갑니다.”
나는 숲 지대의 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일본인들 전부를 상대할 필요는 없었다.
괜히 조무래기 하나라도 죽이게 되면 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니까.
[같은 재앙에 대한 적대 행위가 감지되었습니다.]
[당신에게 1차 시나리오 페널티가 주어집니다.]
[신체 부피가 감소하였습니다.]
[종합 능력치가 감소하였습니다.]
가진 전투력의 크기 때문인지, 약간의 적대 행위만으로도 벌써 페널티가 시작되었다.
몸의 부피가 미미하게 줄어들었다. 키도 5cm 정도는 작아진 것 같은데.
다행인 점은, 내 표면적 감소와 더불어 코트의 크기도 함께 줄었다는 것이었다.
역시 SSS급 코트라서 사용자의 크기에 알맞게 변화하는 모양이다.
어디까지 작아질지 궁금한데 이거.
“쫓아라!”
뒤쪽에서 허겁지겁 나를 따라오는 일본인들이 보였다.
[몇몇 성좌들이 치욕의 역사를 갚고 민족의 얼을 되찾기를 원합니다.]
[2000코인을 후원받았습니다.]
한반도 성좌들의 메시지가 귓가에서 아우성을 쳐댔다.
하긴, 분노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얼핏 봐도 저들 중에는 이들의 분노를 살만한 성좌들이 몇몇 보이니까.
나는 어깨에 대롱대롱 매달린 이지혜를 보며 물었다.
“넌 배후성이 충무공인데 왜 벌써 당했냐?”
“······주변에 강도 바다도 없었다고.”
하기야, 충무공은 쌍룡검을 얻기 전까지는 물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현성이야 소인들을 지키겠다고 질질 끌다가 페널티를 받았을 거고, 이길영은······ 신유승과 한창 떠드는 중이었다.
“벌레는 소중히 대해야 해. 함부로 막 죽이면 안 된다고.”
“······소인은 벌레가 아냐.”
“작은 건 다 벌레야.”
그래, 왜 그런 꼴이 됐는지 잘 알겠다.
나는 가끔 이길영이 커서 사이코패스가 될까봐 두렵다.
“놈이 총리님이 계신 방향으로 간다!”
“어서 총리님께 연락해!”
페널티에다가 식민지 효과까지 겹쳐서인지 [바람의 길]을 가동 중임에도 일본인들에게 조금씩 따라 잡히고 있었다. 나는 이현성을 비롯한 일행들에게 말했다.
“뱀 사냥을 하기 전에, 미리 잡아야 할 녀석이 있습니다.”
“‘총리’를 잡을 셈입니까?”
“일본 사대 그룹 중 하나를 이끄는 녀석이니, 해치우기만 하면 재앙들이 잠시 주춤할 겁니다.”
일단 소인화가 진행되면 재앙과의 격차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지금은 농락하듯 잡을 수 있는 저 녀석들이, 나중에는 우리 전부가 달려들어도 상대하기 힘든 녀석들이 되는 것이다.
내 손 안에 다소곳이 앉아있던 406번 할머니가 물었다.
“젊은이, 무겁지 않은가?”
“무거워요.”
유독, 할머니만 더 무겁다.
실제 질량이 줄어든 게 아니니까 그렇겠지.
“아시죠? 기회는 한 번뿐입니다.”
할머니가 흘흘 웃었다.
“그래, 그래.”
이번 작전의 핵심은 406번 할머니다.
뱀은 놓쳤어도 ‘총리’가 있다는 건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른다.
‘총리’는 강하지만, 이 할머니가 있는 한 ‘총리’는 반드시 잡을 수 있을 테니까.
앞쪽의 수풀 사이에서 한 사내가 나타난 것은 그때였다.
“배후성이 아우성을 치는군······ 무슨 난리들이냐?”
야쿠자를 연상시키는 외모에 금빛 수실이 박힌 완장을 찬 노신사.
물어볼 필요도 없이, 바로 내가 찾던 사람이었다.
그가 바로 ‘총리’ 야마모토였다.
“······조센징?”
총리는 한쪽 팔에 철제 새장을 끼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여자 소인 하나가 갇혀 있었다. 분노한 이지혜가 외쳤다.
“저놈 저거······!”
아마 저 새장 속의 여자가 일본의 1차 투입자 ‘아스카 렌’이겠지.
일본에서 처음으로 ‘재앙’이 되길 거부한 사람.
한국인이라고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일본인도 모두 같지는 않다. 좋고 나쁨은 어디까지나 상황에 따라 우연히 결정되는 것일 뿐인 셈.
총리가 물었다.
“말해라, 네놈은 누구냐.”
[전용 스킬, ‘등장인물 일람’을 발동합니다!]
+
<인물 정보>
인물 : 야마모토 하지메
나이 : 64세
배후성(背後星) : 구한말의 침략자
전용 특성 : 식민주의자(영웅) , 색욕마인 (영웅), 혐한론자 (희귀)
전용 스킬 : [백병전 Lv.7], [상급 무기연마 Lv.4], [일본검도 Lv.8], [정신 집중 Lv.3], [군중 지휘 Lv.4]······.
성흔 : [식민화 Lv.7], [기합 Lv.5]
종합 능력치 : [체력 Lv.60(+10)], [근력 Lv.60(+10)], [민첩 Lv.60(+10)], [마력 Lv.60(+10)]
종합 평가 : 일본의 4대 그룹 중 하나를 이끌고 있는 야마모토 하지메입니다. 특정 민족에게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식민화’를 사용합니다. 만약 당신이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라면, 이 자와는 맞서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
“식민지의 노예가 여기가 어디라고 온 것이냐.”
과연, 한국에 삼국의 왕들이 있었듯 일본에도 이런 녀석은 있다.
어느 나라를 가나 시대 감각을 잃어버린 놈들은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 버프 효과로 화신 ‘야마모토 하지메’의 동조율이 상승합니다.]
구한말의 침략자.
야마토토 하지메의 배후성은 일본의 초대 내각 총리대신인 ‘이토 히로부미’였다.
[‘식민화’의 효과로 움직임이 크게 둔해집니다.]
[‘식민화’의 효과로 당신의 정신력이 약해집니다.]
야마모토의 성흔인 [식민화]는 일본에게 역사적 지배를 경험한 민족들에게 강력한 디버프를 건다. 정신력 디버프야 [제4의 벽]이 있으니 괜찮다 하더라도, 움직임의 제약은 확실히 컸다.
나는 애써 그 포박에 저항하며 말했다.
“겨우 위인급 정도로 허세 부리지 마.”
“하찮은······!”
아마 구한말의 침략자도 이번 시나리오에서 크게 한탕 해서 설화를 쌓을 기회를 노리고 있겠지.
하지만 뜻대로는 안 될 거다.
[민족의 독립을 오래도록 염원해 온 한 성좌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위대한 독립투사가 자신에게 세 발의 총탄만 쥐어 준다면 그를 죽여주겠다 약속합니다.]
나는 야마모토를 향해 곧장 달려갔다.
그리고 [부러지지 않는 신념]을 집어넣은 후 [간평의]를 꺼냈다.
“죽여라!”
영리한 야마모토는 자신의 부하들을 고기 방패로 내놓았다.
내가 한 명만 죽여도 곧바로 소인이 될 것을 알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야마모토를 죽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죽이고 나면 내가 받는 피해가 ‘소인화’만이 아니라는 것
누군가를 죽이면, 나는 ‘불살의 왕’의 효과를 상실하게 된다.
물론 이번 시나리오에서, 나는 불살의 왕을 포기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고작 총리 정도를 죽이는데 여벌 목숨을 내줄 수는 없지.
그러니, 여기서 싸울 것은 내가 아니다.
[‘간평의’의 특수 옵션, ‘별의 메아리’를 발동합니다.]
[‘별의 메아리’를 통해 당신은 위인급 성좌의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다.]
[성좌는 당신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으며, 성좌가 요청에 응할 시 간평의의 사용횟수는 감소합니다.]
지반을 돌리자, 천반의 별자리들이 환하게 불타올랐다.
[별들의 흐름 속에 위인급 성좌들이 당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한 명의 성좌를 호명했다.
“나는 ‘민족의 독립 운동가’를 원한다.”
오랜 침탈의 역사를 받은 한반도에, ‘독립 운동가’라는 칭호를 받을 사람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 ‘민족의 독립 운동가’라는 수식언을 가진 사람은 단 하나뿐이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다른 모든 성좌들이, 그를 위해 그 수식언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성좌, ‘민족의 독립 운동가’가 당신의 부름에 응답합니다.]
고요하고 청명한 기운이 머릿속에 스며들더니, 성좌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새하얀 소복에 까맣게 흩날리는 치맛자락. 성좌위에 오르기엔 너무나 어린 외양의 소녀.
내가 입을 열려는 순간, 성좌가 먼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치, 감사의 인사는 필요 없다는 듯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에 이토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 성좌가 있다.
“뭐야? 저놈 배후성 뭐야!”
당황한 일본인들이 나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내게서 딱히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자, 이내 정신을 되찾은 일본인들이 재차 포위를 시작했다.
[성흔, ‘독립 선포 Lv.1’가 ‘식민화’의 기운을 배제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내 공격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성흔, ‘비폭력지대 Lv.1’이 당신과 특정 민족의 움직임을 봉쇄합니다.]
갑자기 근방 수십 미터의 모든 일본인들이 빳빳이 굳어버렸다.
“갑자기 몸이······?”
[식민화]가 한국인에게만 먹히는 성흔이라면, [비폭력지대]는 일본인들에게만 먹히는 성흔이다. 이 성흔을 사용하는 한, 인근의 나와 일본인들은 자리에 굳은 채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적어도, 앞으로 1분간은 말이다.
“움직여! 움직이라고!”
당황하는 일본인들의 가운데, 야마모토만이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
그 역시, 내 성흔에 의해 꽁꽁 묶여 있었다.
“그 성좌의 힘은······ 재미있군. 내 배후성이 미친 듯 날뛰고 있어.”
“······.”
“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건 그쪽도 마찬가지지. 어떻게 날 죽일 거냐?”
나는 씩 웃었다.
“널 죽이는 건 내가 아니야.”
당연한 얘기다.
야마모토를 죽이는 사람은 애초에 정해져 있으니까.
“할머니, 지금입니다.”
내 말과 함께, 내 왼손 위에 앉아있던 죄수번호 406번 할머니가 움직였다. 그리고 마법처럼, 할머니의 몸이 급격하게 커지기 시작했다.
“저, 저거 뭐야!”
사실, 할머니는 처음부터 ‘소인화’에 걸린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처음부터 ‘소인’인 채 들어왔기 때문이다.
엄마의 수하인 ‘전우치’가 걸어준 도술 덕분이었다.
“당황하지 마라! 고작 할머니야!”
조금씩 약해지는 포박에 힘입어, 일본인들이 비틀거리며 할머니의 앞길을 막아섰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저 흘흘 웃으며 그들을 향해 다가갈 뿐이었다.
[등장인물 ‘이복순’이 스킬 ‘노인공경 Lv.7’을 발동합니다!]
[등장인물 ‘이복순’보다 나이가 어린 모든 화신들이 그녀에게 존경심을 느낍니다.]
“씨발, 이거 뭐야······!”
마치 지하철의 좌석을 양보하듯, 일본인들이 주춤거리며 물러섰다.
물론 자의가 아니었다.
“흘흘, 고맙네 젊은이들. 그런데 사실 양보는 필요 없다네.”
[등장인물 ‘이복순’이 스킬 ‘노강자(老强者) Lv.6’을 발동합니다!]
“이 할미는, 제법 강하거든.”
할머니의 팔에 맞은 일본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터질 듯 부풀어 오른팔. 어느새 그녀의 모습은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체형으로 변해 있었다.
그 우람한 근육에 이현성이 멍하니 입을 벌렸다.
“······마, 막아! 막으라고!”
그제야 뭔가가 잘못 되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총리 야마모토가 외쳤다. 내가 입을 열었다.
“할머니, 빨리 끝내세요.”
이복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한 상황이라 해도, 단 한 사람만 죽이면 결국 소인화는 발생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소인화’를 맞이하기 전 우리가 누구를 죽이냐는 것이다.
이복순의 전신에 배후성의 기운이 내려앉았다.
[성좌, ‘민족의 독립 운동가’와 성좌 ‘하얼빈의 저격수’가 앙상블 효과를 발휘합니다.]
[‘하얼빈의 저격수’의 탄환이 100%의 명중률을 획득합니다.]
[‘하얼빈의 저격수’의 탄환 공격력이 150% 상승합니다.]
이제 이복순의 모습은 단순한 노인이 아니라 한 사람의 투사처럼 보였다.
오직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투사.
“언제까지 노약자석에 앉아 버르적거리고 있을 건가? 이젠 구한말이 아니야. 젊은 치들이 좀 사이좋게 지내보겠다는데, 비켜줄 줄도 알아야지.”
[등장인물 ‘이복순’이 성흔 ‘세 발의 총탄 Lv.1’을 발동합니다!]
그 말과 함께, 이복순이 자신의 양손 검지와 엄지를 구십도로 뻗어 총 모양을 만들었다.
고요한 마력의 움직임이 검지 끝에 맺혔다.
대부분의 화신들은 그 마력 탄환에 거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한 명만은 다르다.
총리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 그 능력은? 당신의 배후성은 설마······!”
파츠츠츠츠츳!
「무대화」.
서로 관계된 성좌의 화신들이 만나면 빚어지는 현상.
찰나였지만 주변의 풍광이 일그러지며, 증기기관차의 엔진 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는 듯했다. 낡은 플랫폼. 난생 처음 보는 역이었지만 나는 이곳이 어딘지 알 것 같았다.
1909년, 중국의 하얼빈.
“으, 으아아아······!”
이곳은, 이토 히로부미가 죽은 곳이었다.
“아, 안돼! 빌어먹을! 저 할멈을 막아!”
겁에 질린 야마모토가 비명을 질렀다.
「무대화」가 발생한 곳에서, 성좌들의 상성은 절대적이다.
[「무대화」의 영향으로 ‘세 발의 총탄’의 특화 데미지가 적용됩니다.]
[총탄의 데미지가 2000% 상승합니다.]
오직 단 한 사람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총탄이, 이복순의 손끝에서 불타올랐다.
[성좌, ‘구한말의 침략자’가 일본의 다른 성좌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성좌, ‘구한말의 침략자’가 절규하며 화신 ‘이복순’을 노려봅니다!]
죄수 번호 406번 이복순.
그녀의 배후성은 의사(義士) 안중근이다.
“잘 가게, 일본인 양반.”
세 발의 총성이 차례로 울려 퍼졌고, 허망한 얼굴로 자신의 흉부를 내려다 본 야마모토의 몸이 천천히 뒤를 향해 넘어갔다.